잉글버거 어학원에서 영어 연산 훈련을 시작한지 3개월 정도가 지나자 학생들에게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자 5칙 영어 연산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면서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말하기 능력 향상을 체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일부 학생들은 외국인과 영어로 직접 말을 해보고 싶다고 저한테 해외 여행을 함께 가자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리틀 라스베이거스’라 불리는 마카오로 4명의 학생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 학생들에게 그 동안 배운 영어를 마음껏 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아울러 독특한 컨셉의 테마 호텔들, 창의적인 디자인의 쇼핑몰, 상상력을 폭발시키는 공연을 구경하게 하면서 학생들의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혀주었습니다. 학생들은 마카오 영어 체험 여행을 통해 “진정 무언가를 발견하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다.”라는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푸르스트의 말을 실감하였을 겁니다.

한편, 학부모들도 영어 연산 훈련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우리 아이가 이제 영어에 대해 감을 잡기 시작한 것 같아요. 요즘은 문장 작문을 틀려도 자기가 뭘 틀렸는지를 스스로 깨닫고 또 영어 기초를 의심케 하는 황당한 실수 같은 거는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또 한 가지 영어 연산 훈련의 놀라운 효과는 『Grammar in Use』라는 문법 교재를 가지고 처음 정식으로 문법 공부를 하기 시작한 고학년 학생들에게서 나타났습니다. 보통 학생들은 문법 규칙은 줄줄 외우지만 막상 그것을 적용해 문장을 만들라고 하면 ‘멘붕’ 상태에 빠지곤 합니다. 예컨대 ‘enjoy는 동사를 목적어로 쓸 때 동명사 형태로 사용한다’는 문법 규칙은 잘 알지만 이 규칙을 사용해 문장을 만드는 것은 잘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잉글버거 학생들은 ‘enjoy가 동명사를 목적어로 취하는 동사’라는 규칙은 모르지만 영어 연산 훈련을 통해 이미 enjoy가 사용된 문장들을 많이 다뤄 보았기 때문에 문법 규칙을 적용해 문장을 만드는 것을 퍽 수월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문법 적용’을 먼저 배우고 ‘문법 규칙’을 나중에 익힌 셈입니다. 보통 학생들이 문법을 배우는 방식과 거꾸로 한 거죠.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이런 식으로 ‘문법 적용’을 먼저 배우고 ‘문법 규칙’을 나중에 익히는 ‘거꾸로 문법 공부하기’가 올바른 방법인 듯 합니다. 왜냐하면 ‘영어 벙어리’ 증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문법 규칙의 문장 적용’ 문제를 해결해주니까요. 아무튼 적용을 먼저 배운 학생들은 문법을 그렇게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법 규칙을 통해 자기들이 영어 연산 훈련에서 익힌 문장들이 역으로 퍼즐이 맞춰지듯 쏙쏙 더 잘 이해가 되는 듯 하였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