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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by Daniel Hong  

집사(butler)의 한숨

2014.02.06 16:08
 
 
카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남아있는 나날> 

2차 세계대전 끝 무렵, 영국의 한 저택에 새로운 주인이 입주하고, 그곳에서 일하던 집사(but
 
ler) 스티븐스는 난생 처음 휴가를 얻는다. 원칙, 규율, 완고, 세 단어로 각인되어 교과서적인
 
충성을 해온 그는 “휴가 때 뭐를 할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함께 일했고 한때 자신에게 애틋
 
한 감정을 보였던 여자 직원 켄튼을 찾아간다. 다시 채용하겠다는 명목으로.
 

 
스티븐스은 어떤 인물일까.

1. 하녀 해고 문제
 
켄튼: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하녀를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
 
스티븐스: “주인이 해고하라면 그 말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집사의 본분이다.”
 

 
2. 나치의 음모에 놀아나는 저택 주인
 
저택을 방문한 손님: “당신이 모시는 주인이 정치적으로 잘못 된 길로 접어들었는데
어찌하여 보고만 있느냐?”
 
스티븐스: “주인이 하는 일에 끼어드는 것은 집사의 본분에 어긋난다. 나의 의무는 주인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봉사를 하는 것이다.” 
 

 
3. 켄튼을 향한 스티븐스의 애틋한 마음 
 
한번도 속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아 눈치로 짐작을 해야하는 스티븐스의 태도에
켄튼은 기다리다 제풀에 꺾여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만다. 

켄튼을 찾아간 스티븐스는 그녀가 이미 결혼한 것을 알아내고 “그 순간, 내 가슴은
갈기 갈기 찢기고 있었다”라고 고백한다.  

주인의 부속품처럼 살아온 스티븐스는 자신의 삶은 “집사로서 최선의 삶”이었다고
자위한다. 그렇지만, 그는 후회했다. 
집사로서 품위를 지키려고 자신을 기만하고 살았다는 것을. 

스티븐스가 보여준 안타까움과 답답함은 그가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데서도 오지만,
 
집사라는 타이틀에 얽매여 자신의 잠재적 가능성을 개척하지 못한 것에서 더 크게 온다.

그의 삶은, 원격 조정을 당하는 무인조정 비행기(drone)와 다를 바 없었다. 
 
만일, 스티븐스가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과 타이틀을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 (Creative Destruction)”로 와해했다면? 여전히 후회의 한숨을 쉬었을까.

 
현실에서도, 
 
스티븐스처럼, “학생”이라는 타이틀에 얽매여 자신의 잠재력을 분출하지 못하는
 
인재가 도처에 있다.  
 
그들의 "남아있는 나날"도 한숨으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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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Daniel Hong)
<하버드 가지 마라>의 저자
미주 한국일보 칼럼리스트
[하니에듀] 국내외 명문 대학 및 Medical School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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