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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4기 - Florida 김하림 /글 1]
작성자김하림 등록일2006.10.18 10:28 조회수6,260

안녕하세요!(이 뻔한 말투 ㅡㅡ...) 제목에서 보셨듯이 전 김하림이라고 합니다^.^ 저는 미국 본토의 최남단에 위치한 플로리다 주에서 제 인생의 다시 오지 않을 공립 교환학생 1년을 보내게 되었어요. 넓디넓은 플로리다 주 안에서도, 제가 사는 곳은 바다 가까이에 있는 Port st joe라는 도시에요. 아니, 도시란 말은 어울리지 않겠네요^^ 여기는 인구 4000명의 아주 작은 마을이거든요. 쇼핑몰을 가려면 차를 타고 30분 이상을 달려야하고, 주변에 보이는 것은 사람이외엔 모두 아름다운 숲과 바다와 자연뿐이에요. Port 라는 단어(항구를 뜻하는 말이죠)에서부터 바다냄새가 물씬 풍기지 않나요?

                    


         


       Port st joe에서 제가 너무 좋아하는 집이에요. 사진에선 그다지 예쁘게 나오지

       않았죠? 하지만 실제로 보면 너무너무 예뻐요. 이 글을 쓸 때 Karissa가

       와서 음흉한 웃음을 지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들의 친구 Travis의 집이라네요.

       언니는 그 오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다고 말해요. 자기가 잘난 줄 안다나요..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 지금 미국 지도를 한번 인터넷에서 찾아보세요. 미국 남동쪽의 불쑥 튀어나온 반도가 보이실 거에요. 그곳이 플로리다 주인데, Port st joe는 플로리다주의 파나마시티 근처, 그러니까 주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요. 주도인 탤러하시로부터는  차로 2시간 거리라고 합니다. 조그만 도시라 지도에 나와 있진 않지만, 서쪽의 앨라배마 주와 플로리다 반도 사이의 약간 튀어나온 부분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나마 남쪽에 위치하지 않아서 다행이죠. 지금보다 더 더울테니 말이에요.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서울의 빽빽한 잿빛 건물과 수많은 ‘군중’들을 보고 자란 저에겐 정말 평화로운 마을이 아닐 수 없어요.

 

여러분은 ‘플로리다 주’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플로리다 주로 배정을 받았다는 걸 알았을 때 전 제 영원한 크리스마스 친구인 ‘나홀로 집에 2’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여러분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나홀로 집에 2‘에서 가족들이 모두 플로리다 주의 마이애미로 휴가를 떠날 때 Kevin 혼자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었죠. 그리고 거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구요. 영화에서도 보듯, 플로리다 주는 휴양지로 유명한 주에요. 주의 최남단은 열대 기후를 띠고 그 나머지는 온대 기후를 띠지만, 제가보기엔 최북단에 속하는 이곳도 열대 기후이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 지금은 무척 덥거든요. 3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은 정말 제 정신을 아득하게 만든답니다. 다행히 집 안에서는 무척이나 시원해요. 여기선 어느 집을 방문하던, 항상 에어콘이 빵빵하게 작동하거든요.

   



Port st joe의 길 중 하나입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너무 예뻐서 찍었어요.


 

이번 글에서는 플로리다 주로 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드리려고 해요.^^ 본격적인 미국생활을 소개하기 전에, (사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날은 호스트 가족을 만난지 이틀째 되는 날이거든요.) 제가 미국으로 오기까지 겪었던 일들을 설명할 거에요. 지루하더라도 꼭 읽어주시길 바랄게요. 미국 본토의 생활이 물론 가장 중요하겠지만, 미국의 가기까지의 준비과정, 상황들도 그에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이 집 너무 예쁘죠? 전 이렇게 생긴 통나무집을 너무 좋아해요.

제가 이 집에 살았다면,, 하고 생각하기도 했었어요^.^


 

 저는 PAX 기관을 통해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었어요. 5월 달에 호스트 가족이 정해졌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무척 빨리 정해졌죠? 그것이 미국 생활을 준비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오히려 저의 마음을 너무 붕 뜨게 만들었던 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호스트 가족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자세하게 설명할게요.^^) 그래서 결국은 기말고사를 망치고 말았죠 ㅋㅋ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한국에서의 마지막 마무리를 잘 하시라는 점이에요. 특히 한국에 다시 복학하시는 분들! 괜히 저처럼 지나친 들뜸으로 인해 시험 망치고 후회하시지 마세요. 전 지금 많은 후회가 된답니다. 미국에서의 공부만 공부가 아니잖아요. 한국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으로 많이 배워두세요. 그것이 나의 나라, 나의 고장을 더 깊고 풍부하게 알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전 확신합니다.  공부뿐만 아니라 친구관계, 가족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생활에 들떠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홀해진 건 아닌지, 한번쯤은 되돌아보시길 바랄게요. 이것은 정말로 중요한 부분 같아요. 나에게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선생님.. 모두가 고마운 사람들이에요. 한국을 떠날 때 즈음, 여러분들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이들의 여러분에 대한 커다란 애정과 관심을 느끼실 거에요. 아쉬움과 눈물로 배웅하는 가족들, 꼭 돌아오라며 손 잡아주는 친구들, 선생님..  하지만 사람들이 저에게 아쉬움이나 눈물을 보일 때면 전 그들에게 너무너무 미안했어요. 제 머릿속엔 오로지 미국의 자유분방한 친구들과 생활로만 가득 차 있었거든요.(얘들아 분노하지마라. 진정해...ㅋㅋ) 학교가 지겹고 힘들 때면 ‘조금만 더 참자. 어차피 미국가면 이 생활도 끝이다’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생각해보면 저에겐 오로지 미국이 도피처이자 안식처였어요. 저처럼 여러분들 중엔 분명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한국에서의 하루하루를 보내시는 분들이 계실 거에요. 이 생각이 지금의 저에게는 맞는 말이에요. 복에 겹게도 훌륭한 가족과 친구들 아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고, 많은 것을 배우는 중이니까요. 하지만 저 말에는 참 위험하고도 생각지 못한 결과가 숨어있다는 걸 처음 한 달을 이곳에서 보내며 깨달았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미국도 사람 사는 곳이에요. 천국이나 지상낙원이 아닌 우리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할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말이에요. 여러분이 한국에서 어떤 문제로 고민을 겪었다면, 여기선 여기 나름대로 많은 갈등과 고민을 겪게 된답니다. 저 같은 경우 미국생활에서 가장 깊은 고민은 ‘친구’문제였어요. 모두가 큰 코에 꾹 다문 입술. 거기다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까지. 처음엔 이 무섭게 생긴 친구들에게 어떻게 접근하나라는 문제로 꽤나 골머리를 앓았죠. 우리가 한국에서 고민하는 친구문제랑 비슷하죠? 전 제가 이 문제로 속상해 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럼 다시 이야기를 계속해 볼까요? 이번엔 쇼핑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미국 생활 1년을 위해 정말 많은 것을 샀습니다. 정말 부모님께 죄송할 뿐이에요.. 여러분도 쇼핑하면서 부모님께 많은 죄송함을 느끼실 거에요. 그만큼 살 것도 많고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여러분은 더 멋지고, 더 힘차고, 더 배우려고 노력하는 교환학생 생활을 하셔야 돼요. 그렇게 마음먹으셔야 돼요. 그것이 우리가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참된 길이라는 건 모두 아시겠죠?

 저는 주로 인사동이나 남대문에서 호스트 가족의 선물을 샀어요. 여기서 주의할 점이 백화점이나 다른 면세점에서는 같은 물건이라도 시장보다 훨씬 높은 값을 받는다는 점이에요. 저희 엄마께서 워낙 꼼꼼하셔서, 저는 남대문시장과 인사동, 백화점을 다리가 부러지도록 돌아다녔습니다. 그 덕분에 놀랄만한 가격비교를 할 수 있었지요. 가격비교를 하고 싶으신 분들께 우선 백화점을 먼저 가보시라고 권합니다. 그 다음 일은 가격들을 적어놓으시는 거에요. 그 후 시장으로 가보시면, 백화점에서 보았던 똑같은 물건들이 정말 많을 거에요. 그리고 백화점의 적어놓은 가격을 비교해보시면, 같은 물건인데도 시장이 약 두 배 정도 싸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거에요. 엄청난 차이죠? 가끔은 상인 아주머니께서 그 가격에 덤으로 값을 깎아주시기도 한답니다. 이것이 백화점에선 볼 수 없는 시장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확신하건대,  선물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열쇠고리나, 냉장고 자석, 머리 장식끈 등 엄청나게 다양하고 많은 물건을 사고도 전 지금 부족함을 느낀답니다. 특히 아기자기한 펜에 제 호스트 시스터 Karria는 거의 기절할 지경이에요. 심지어 저에게 제 엄마에게 부탁해 더 많은 펜을 가져올 수 있냐고 물을 정도죠. 특히 karrisa가 좋아한 펜은 윗부분에 동물이나 여러 모양이 달린

                              


 바로 이 펜이에요. 코엑스의 ‘코즈니’라는 곳에 파는 펜인데, 정말 인기가 대단합니다. 한번 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인기녀가 되기 위해서 말이죠 ㅋㅋ


 미국인들은 한 마을 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특히 시골인 경우엔 말이에요. 제 가족의 넓은 발을 볼 때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지만 그 이면엔 선물을 고민해야하는 괴로움이 항상 도사려요.. ㅜㅜ 선물은 칙칙한 색이 아닌, 화려하고 밝은 색깔이 좋아요. 우리가 보면 유치하다고 할 디자인에도 미국인들은 연신 감탄을 하거든요. 특히 큐빅이 박힌 예쁜 헤어핀에 제 호스트 시스터와 친구들은 굉장한 집착(?)을 보인답니다. 결국 그 눈빛에 못 이겨 핀을 주고야 말았죠. 그 언니의 승리의 눈빛이란.....  그러니까 항상, 선물은 되도록 많이 준비하세요. 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문양에 갖는 호기심을 보며 엄청난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끼실 거에요. 사실.... 전 요즘 그 느낌을 즐긴답니다.... 


           


  이 친구는 James Austin이라는 아이에요. 9살이고 제 사촌입니다. 저 부채 보이시나요? 어린 사촌들부터 어른들까지 모두 부채를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제가 부채를 어떻게 부치는지, 그리고 옛날엔 여자들이 얼굴을 가리기 위해 썼다고 하자 정말 흥미로워했어요. 밤에 삼촌 Mark의 트럭 트렁크에 타면서 바람을 느끼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잊지못할 경험이네요

 


영영 지나가지 않을 것만 같았던 3달이 훌쩍 지나고, 저는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8월 8일을 약 일주일 남겨둔 상태였습니다. 정말 바빴어요. 그리고 들떴죠. 8월 8일에 PAX는 뉴욕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먼저 진행하거든요. 아시다시피 뉴욕은 미국의 경제, 정치, 사회의 중심지이자 영화에서도 정말 많이 등장하는 도시에요. 혹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꽤 오래된 영화인데, 거기서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처음으로 만나는 곳이 바로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에요. 그래서 전 그곳을 너무너무 가보고 싶었죠. 가족들의 선물을 살 생각도 하면서 말이에요.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인생은 새옹지마라 하던가요? 제가 다닐 Port st joe 고등학교가 8월 7일날 개학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교장선생님은 제가 꼭 그날까지 학교에 오기를 바라셨구요. 전 너무너무 실망했어요. 심지어.. 이래선 안된다는 걸 알지만, 제가 다닐 고등학교를 원망하기 시작했죠. 저의 멋질 3박 4일간의 뉴요커 생활을 망쳐놓은 교장선생님이 너무나도 미웠습니다. (죄송합니다....) 여러분들 중에도 몇몇 분들은 학교 일정이나 다른 이유 때문에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분명 놓치기 아까운 기회이겠지만, 어쩌겠어요. 전 지금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인천에서 애틀랜타까지 혼자 출국하면서, 내 내면을 다지고 마음을 굳게 먹었던, 그리고 자립심을 더 키울 수 있었던 아주 유익한 경험을 했거든요. 보통 오리엔테이션 한다고 단체 출국하면 비행시간 내내 이리저리 친구랑 얘기하느라 비행시간을 모두 소비하잖아요. 물론 그 ‘수다’도 중요하지만 그 시간에 전 뭔가 다른 일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전 혼자 출국했기에 미국에 관련된 책도 읽고, 도착하면 어떻게 행동할지도 생각하며 훌륭하고도 조용한 13시간을 보냈거든요. 하지만 역시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오리엔테이션을 보냈는지 정말 궁금하군요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엉덩이가 터져버릴 것 같이 지루하고 힘들어요. 단체 오리엔테이션 출국한 친구들의 경우는 다를 수 있겠지만 혼자 출국한 제 경우엔 무척이나 심심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비행기에 책을 가져가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영어책도 좋고 연애소설도  좋지만, 미국에서의 생활에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 나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책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전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 이라는 책을 가져와 읽었어요. 이 책은 우리가 꼭 가지면 좋을 습관들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된 책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수첩에 중요한 말들, 내가 미국에서 가져야 할 습관들을 일일이 메모해놨죠. 여기 플로리다 주에서 저는 틈틈이 그 메모들을 읽고 있어요. 그러면 내가 처음에 가졌던 다짐들, 마음가짐이 떠오르면서 지금의 나태한 나 자신을 채찍질 하게 되죠. 사람이 항상 처음의 마음가짐을 유지하기란 참 힘든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체중조절에 실패하는 것도 이 이유를 들 수 있죠.  

 


책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미국에 오기 전 미국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어놓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또 틈틈이 국제적인 이슈를 다룬 신문을 보는 것도 분명 여러분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 저는 이제까지 <먼나라 이웃나라 미국인 편>을 세 번 정도 읽었어요. 그 덕분에 미국인들의 사상이나 재미있는 점을 많이 발견해낼 수 있었고, 미국인들과 좀 더 깊이있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답니다. 도착한 지 3일이 지나 호스트아빠, 이모, 삼촌, 이모부 등 많은 어른들과 굉장히 진지하고 심오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이야기에 푹 빠진 나머지 시계를 보았을 땐 무려 5시간 이상이 지난 후였어요. 그 토론(?)에 관한 자세한 얘기는 아마 다다음편에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 진지토크(제 친구들은 모두 다 알거에요. 제가 자주 애용하는 단어랍니다 ☺)로 인해 그들의 사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관계도 굉장히 깊어졌답니다. 모두가 제가 할 일없을 때 틈틈이 읽어두었던 국제적 사건(예를 들면 이라크 전쟁이나 북한 핵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있겠죠?) 에 관한 기사들 덕분이죠.

이곳은 저희 집의 부엌입니다. 이곳에서 대망의 진지토크가 열렸었죠. 전 그날을 잊지 못해요^^ 그 대화로 인해 많은 어른들과 진심으로 친해지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여기서 뜬금없는 질문 하나 하죠. 여러분은 왜 공립교환학생의 길을 택하셨거나, 혹은 택하려고 하시는 건가요 ?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엔 저와 같은 기수인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교환학생이 되려는 후배들도 있을 것이며, 또 부모님들도 계실 거에요. 위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없다면 분명 바다위에 표류하는 종이배처럼 되는대로 사는 교환학생으로 살아갈  뿐이겠죠. 장장 13시간의 긴 비행시간동안, 전 위의 질문에 대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답해보았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서일 거에요. 전 이제까지 한 번도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무척이나 적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제 말하기 능력은 정말 꽝이에요. (아님 제가 노력을 안했을지도..) 학교에서 수많은 시간을 영어공부에 투자하고, 수많은 단어를 외우느라 머리가 지끈대지만, 우리가 그 중에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영어단어가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문장은 얼마나 될까요? 미국에 와서 영어실력이 는다고 하는 이유가, 단지 아는 단어가 많아진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아는 단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는 점에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선 많은 대화를 시도해보고 많은 영어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이겠죠 . 그래서 한 첫 번째 결심. ‘적극적이게 행동하자.’

 두 번째는 저에게만 해당되는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저의 부정적인 생각을 고치기 위해서에요. 저는 굉장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언제나 심각하고, 우울하며, 고민에 가득 차 있었죠. 친구들은 이 말을 들을 때면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말하겠지만, 저희 가족, 특히 엄마는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계셔요. 들은 바로는 전 평생을 스트레스와 함께 살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전 너무 힘들었어요. 공부에 대한 갈등, 빡빡하고 반복되는 생활.... 전 탈출구가 필요했어요.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곳. 삶을 사랑할 줄 아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곳...... 한국이 사람 살 곳이 못된다고 말하는 건 절대 아니에요. 주위 환경에서 전 충분히 삶에 대한 열정과 기쁨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전 그러지 못했을 뿐이거든요. 대부분의 한국학생들처럼 쳇바퀴 같은 생활과 끊임없는 공부에 대한 압박감으로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조차 없었으니 말이에요. 사실 제가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심한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이에요. 낙천적인 사람들 속에서 저도 그들의 낙천성을 배우고 싶었거든요. 나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바꾸고 싶었어요. 그리고 한국에 돌아갈 땐 내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있길 바랬어요. 전 지금 너무너무 행복하면서도, 제 자신을 반성하고 있어요. 자세한 얘기는 다음편에 하기로 하죠.                                 

 



엄마Delisa의 낙천성을 느낄수 있는 사진입니다. 아빠 Harold의 눈썹을 보세요.

파란 물체가 보이죠?? 눈썹을 뽑는 Wax라고 하는 겁니다. ^^ 저 파란 물체를 떼면 눈썹이

자동적으로 뽑히는 거에요. 전 이분들을 너무 사랑합니다.


            



Wax로 눈썹을 뽑은 후, 아빠 Harold의 절규.. 엄마의 저 미소가 보이시나요


 

이야기가 넘 길어졌죠? 비행기 안에서의 13시간도 지금 돌아보면 그렇게 짧을 수가 없어요. 아마도 1년 후에는 제 교환학생 생활도 찰나에 불과할 거에요. 그래서 항상 처음의 마음가짐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애틀란타 공항을 경유하여 파나마시티로 갔어요.  아마 남부쪽에 가시는 분들은 애틀란타 공항을 대부분 이용하시리라고 생각돼요. 애틀란타는 세계 최대의 공항으로, 경유지로 아주 유명한 곳이거든요. 여러분은 공항에 지하철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믿으시겠어요? 애틀란타 공항은 워낙 커서 커다란 지하철이 A에서 E까지의 터미널로 사람들을 실어 나른답니다. 이 사실만 봐도 애틀란타가 무척 복잡하다는 것을 아시겠죠? 길을 잃기 쉽고, 모든 것이 당황스럽고, 특히 경유하시는 분들에겐 짐을 다시 찾고 최종목적지에 보내는 과정이 무척 복잡할 수 있어요. 그럴 땐 두려워하지 말고 공항직원에게 물어보세요. 정말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준답니다. 많은 선배들도 이 점을 강조했었는데, 의심이 많은 전 그 말을 믿지 않았거든요. 분명 무서운 표정을 짓고 소리치며 알려 줄 거라고...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물어보고 난 뒤에야 알 수 있었답니다. 그분들은 굉장히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주셔요. ‘질문’을 아끼지 마세요. 무서워서, 두려워서, ‘질문’을 아끼는 학생들은 교환학생을 온 진정한 이유를 잊어버린 학생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애틀란타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는 많은 한국인들과 한글을 볼 수 있었지만, 애틀란타 공항에 내리는 순간 떡하니 보이는 영어 표지판을 보며 순간 난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느 곳을 가더라도 동양인을 만나기가 힘들었어요. 특히 입국 심사대에서 FOREIGN VISITOR 와 AMERICAN 로 구분지어진 것을 보았을 때 더욱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두려웠지만 신기했어요. 모두가 날 쳐다보는 느낌.. 정말로 모두가 제 얼굴을 한번씩은 쳐다보고 지나갔죠. 으쓱함에 화장실에 들어간 순간, 저는 왜 모두가 제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는지 그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검댕이 제 턱 오른쪽 부분에 진하게 묻어있었던 거죠!!!! 이럴 수가!! 아니 그 검댕은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제 턱에 묻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때의 멍한 느낌이란 !

 애틀란타에서 파나마시티까지는 약 1시간이 걸렸어요. 아마도 조그만 도시로 가시는 분들은 작은 비행기를 타고 가실 거라고 생각되어요. 저도 작은 비행기를 탔는데, 옆좌석에 앉은 건장한 남자분과 비좁게 붙어있어서 얼마나 민망했는지 몰라요. 결국 하염없이 하늘만 바라보다가, 의도적으로 잠을 청했죠. 혹시 뻘쭘함을 느끼실 분들을 위해 의도적인 잠이 제일 효과적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나쁜 선배죠? 원래 옆에 앉은 승객과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라고 조언해야 하는데..)  작은 비행기라 그런지 이륙할 때 심한 움직임이 느껴졌어요. 너무 공포에 질린 나머지 아무 신에게나 기도했다는.. 가련한 이야기죠..ㅋㅋ 혹시 작은 비행기를 타시는 분들을 위해, 이륙할 때 너무 공포에 질리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안정감이 있는 커다란 비행기완 달리 작은 비행기는 흔들림에 민감하거든요.



집으로 가는 길. 이 커브길을 돌면 저희 집이 보여요.
                


파나마 시티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에요. 처음에 파나마시티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여행사에서 말했을 때 전 아메리카 대륙의 중부에 있는 ‘파나마’라는 나라와 잠시 혼동했어요. 처음 파나마 시티에 도착했을 때 달려오며 반겨주시던 호스트 엄마를 비롯한 언니, 동생, 이모, 사촌동생을 볼 때 어색함이 싹 사라졌답니다. 마치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엄마에게 전 첫 번째 교환학생이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교환학생을 갖는 것이 엄마의 오랜 소원이었다고 하더군요. 다음 편에 저희 가족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게요.

         



제가 온 다음날 아침, 예쁜 언니 Karissa가 저에게 샌드위치를 만들어주고 있어요

바로 이 샌드위치죠


 

 


지금은 이 곳에 온지 약 한 달이 지난 날입니다. 시골에 온 저지만, 많은 일들과 사건으로 여러분들에게 할 말이 너무너무 많아요. 겨우 4일을 이곳에서 보냈제어주신 모든 분들, 나의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 선생님.. 모두에게 사랑을 담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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