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어니스트는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마을 앞 절벽 위에 있는 사람 형상의 큰 바위 얼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언젠가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위대한 사람이 나타나 마을의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긴 하지만 아직 그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어니스트는 하루에도 몇 번씩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그 인자한 모습을 닮기 위해 노력했다. 가난한 그에게는 그 얼굴이 유일한 스승이었다. 세월이 지나며 어니스트는 큰 바위 얼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는 갑부, 전쟁 유공자 장군, 언변이 뛰어난 정치인, 그리고 천재적 시인 등 여럿을 만나지만 번번히 실망으로 끝났다. 여러 해가 지난 어느 날, 전도자가 된 노년 어니스트가 해질 무렵 큰 바위 얼굴을 배경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천재 시인은 소리쳤다. “보라! 어니스트야말로 큰 바위 얼굴과 똑같다.”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큰 바위 얼굴>에는 “지속되는 모델링을 통해 자신의 행동과 습관을 변화 시킬 수 있다”라는 통찰력이 내포되어 있다. 각 시대 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저 사람처럼 살고 싶다”라는 동기부여를 주는 롤 모델은 얼마든지 있다. 만일, 호손이 오늘날 살아있다면 아마도 “괴짜를 롤 모델로 삼아라”고 조언할 것이다.  

왜 하필이면 괴짜일까. 창조와 혁신을 쟁점으로 하는 끼 경제 시대는 주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윗사람의 지시에 순종하는 양 같은 평범한 사람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줄에서 튀어나오고,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 즉, 특이하다 못해 이상야릇함을 지닌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괴짜 연구로 유명한 에딘버러 대학의 데이빗 위스크 교수는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착하고, 틀에 얽매이기를 거부하며, 왕성한 호기심으로 끊임없이 자기주도 배움을 추구하는 사람”이 괴짜라고 피력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난독증 환자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자폐증 환자 (대중 예술의 선구자 앤디 워홀)라고 부르며 왕 따를 시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 이들이 좋은 예다.    

끼 경제 시대는 평범, 표준, 보통에 쐐기를 박았다. 커피를 예로 들면, 캡슐, 생 원두, 콜드브루 등등 입맛에 따라 수백 가지 옵션이 있고, 커피를 내리는 방법도 핸드 드립에서부터 전자동 커피 머신에 이르기 다양하다. 즉,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평범, 표준, 보통이란 단어가 설 자리를 잃었다. 지금은 우열이 아니라 다양과 선택의 시대다. 학생들이 바라봐야 할 얼굴은 괴짜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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