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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통신원글

Live stories from Haniedu students  


제목[12기 - Missouri임지수/글7]
작성자임지수 등록일2006.02.04 15:28 조회수7,087

HOMECOMING DANCE PARTY

지난 1월 13일은 저희학교만 유달리 늦었던 홈커밍 댄스파티였습니다.^^
파티 이름이 Homecoming(동창회)인 이유는 졸업한 선배들이 모교에 찾아와 후배들과 함께 운동경기와 댄스파티를 하는 날이기 때문이에요. 운동경기 종목은 학교마다 다른데 저희 학교는 농구경기가 있었어요.
2006년 Alton highschool 홈커밍 파티에서 제일 신났던 사람은 South Korea에서 온 Jisoo라는 여자애였을 겁니다.


** Homecoming Spirit Week **

홈커밍 파티가 있는 주, 1월 9일부터 13일까지는 Homecoming Spirit Week으로 각 날마다 정해진 주제에 따라 치장해서 등교하고 매일 1등을 수상하는 행사였어요. 예전에도 Pajama Day(잠옷을 입고 등교하는 날), Crazy hair Day등의 행사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때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은 친구들이 참여 했습니다. 저는 영 게을러서 하루도 참여하지 않았지만 한 주 내내 복도에 지나가는 친구들을 붙잡아 사진은 잘 찍었습니다. Costume 행사뿐만 아니라 온 학교가 한 주 내내 홈커밍때문에 들떠 있었어요. 복도 벽에는 빈 틈 없이 홈커밍 광고가 붙어 있었고, 교실 문마다 홈커밍 농구경기를 위한 응원 포스터가 걸려있었습니다.



↑ Homecoming Spirit Doors


↑ 댄스팀을 위한 Homecoming Sprit Door. 지수를 찾아라~.


↑ Hillbilly Day(시골농부차림) 수상자, Jeremy와 Ketherine. 가짜덧니가 압권이었던..ㅋㅋ


↑ Old Fashion Day 수상자, Jessica, Keely, Christal.
이 날 차려입은 대부분 친구들이 저렇게 단끝에 손수건을 박은 청바지를 입었는데 미국의 80년대 스타일인가봅니다ㅎㅎ


↑ Blue White Day는 저희 Alton highschool의 School Color인 파란색과 하얀색만으로 코디하는 날이었어요.
온 몸으로 참가한 Tyler.



** Homecoming Attendent (홈커밍 아가씨) **

Homecoming Maid는 Freshman, Sophomore에서 한명, Junior에서 두 명, Senior에서 네 명, 투표로 뽑힌 여학생들이 홈커밍 농구경기 전 실내 운동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marching을 하는 역할이에요. 11월에 있었던 투표에서 제가 Junior Maid로 뽑혔는데요 대통령 선거라도 하듯 투표장에서 제 이름을 외치며 팍팍 밀어줬던 사랑스러운 Junior친구들 덕분이었지요.^^

그렇게 뽑히고 나니 marching을 할 때 옆에서 팔짱을 끼고 같이 걸어줄 파트너가 필요했던거에요. “누구랑 할건데?” 하고 물으면 1초간의 생각의 여지 없이 Jacob이었죠. Jacob은 한 번도 매 quarter 1등을 놓친 적이 없구요 농구팀에서도 우수선수인데다 주 합창단원에 단번에 뽑힌 진짜 멋진 보이스의 테너에다가 말 잘하고 예의 바르고 착한, 그야말로 완벽한, 정말이지 닮고싶은 친구입니다. 그러니 홈커밍때 파트너를 해주겠냐고 묻는 일만 남았는데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Jacob은 저와 4과목을 함께 듣고 English3 시간에는 제 뒤에 앉는데도 다른 친구들만큼 친해지지 못했거든요. 그렇게 날이 가다가 친구들의 협박과 위협(빨리 안물어보면 다른 애들에게 빼앗길것이다.... 오늘도 안물어보면 내일 자기들이 말해버릴거다....등등)들로 인해 결국엔 제안을 하고 착한 Jacob의 OK로 파트너가 될 수 있었어요. 오히려 방학이 끝나고 홈커밍이 가까워지면서 친해지게 됐는데 함께하는 시간이 늘다보니 이 친구 진짜 멋진 면을 쉴 새 없이 마구마구 드러내더라구요.

태평양 건너와 빛 한 번 보지 못했던 제 한복이 처음 세상 구경을 한 날이었죠. 예전에 친구들에게 그림으로 설명한적이 있는데 제 핑크색 한복을 직접본 친구들 “Owesome! Beautiful!”을 연발하며 아주아주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흐흐. 특히 고무 꽃신은 한복보다 더 대박이었어요. 다들 신어보려고 난리난리였거든요.^^ 한복 아래 속치마, 그 아래 속 바지, 저고리 안에 속저고리, 버선... 제가 한복을 차려입는걸 가만히 보던 친구들, 한국 조상들은 어떻게 저런 옷을 맨날 차려입었을지 존경스럽다고 장난을 치더라구요.ㅎㅎ 대기실이었던 Library에 모인 8명의 Maid들, 서로 예쁘다고 귀엽다고 사랑스럽다고 격려해가며 단장을 했습니다. 제 머리는 댄스팀 선생님의 친구분께서 French Braid, 한국에서 디스코 머리라고 불리는 땋은 머리를 해주셨구요. Alton의 메이크업 퀸, Brittany가 제 얼굴에 가면같은 메이크업을 해줬습니다. 정신이 없어 메이크업 도중 사진 한 장 못찍은게 한이 맺이지만...!!! 어찌하였든 만족스럽게 꽃단장을 한 후 출입문을 향해 전진~했습니다. 너무 바삐 움직이느라 떨리는 줄도 몰랐는데 복도에서 Jacob과 팔짱을 끼고 출입문으로 걸어가다보니 그제야 실감이 나더라구요. 절대 긴장이라고는 안할 것 같았던 Jacob은 시작시간이 가까워지면서 “Three and a half is left, Jisoo (3분 30초 남았다 지수야), One minute left, Jisoo(1분 남았다 지수야)” 하며 저를 3배는 더 긴장시켰어요.

정말 깜깜~한 실내운동장 그리고 스포트라이트.. 저는 제가 소심하다고 생각한적 한번도 없었는데 어찌나 떨리던지요. Freshmen학년 Maid였던 Brook부터 시작해 결국 제 이름이 호명되고 조심스럽게 걸어나갔어요. 사회자 Tylor가 제 이름과 저희 부모님 성함, 제가 속한 클럽 소개, 장래희망, 그리고 제 파트너 소개를 하는동안 관중들의 갈채를 받으며 꽤나 긴 거리를 걸었는데, 정말 듣던대로 스포트라이트 때문에 아무것도 안보이더군요.ㅎㅎ Alton 스포츠팀원 (농구, 댄스팀, 치어리더)들이 저희가 걷는 양쪽에 일렬로 서서 길을 만들고 있었어요. 리허설때 연습한데로 하프라인에서 3초 머물러 정면 카메라를 보고 활짝 웃은 다음 사뿐사뿐 걸어 제 자리에 도착해서 Senior 마지막 후보 Kayla가 나올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이번 해 홈커밍 Maid들의 파트너들 중엔 두 명을 제외하고 모두 농구팀원들이었어요. 그래서 대부분 정장이 아닌 파란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8명중 6명이 그렇게 입으니 유니폼이 마치 에스코트남들을 위한 옷인 듯 보기 좋았어요.



↑ marching중, Jacob과 나. 저 때 치마 잡느라 땀 좀 흘렸어요.


↑ Keely와 Alex


↑ Brook과 Derek


↑ Kayla와 Anthenic


↑ 지나는 길을 만들었던 농구&댄스팀원들. 땀나도록 진지했던..

그리고는 Homecoming Queen 수상이 바로 이어졌죠. 홈커밍 퀸 투표는 Senior학년 Maid 4명을 후보로 오전중에 진행됐는데 이번 홈커밍에선 이례없는 두 명의 홈커밍 퀸이 뽑혔습니다. 서로 Best friend인 Keely와 Chalsea. 원래라면 작년 홈커밍 퀸이 왕관을 전해주는건데 두 명의 홈커밍 퀸에겐 각각 새로운 왕관이 수여됐어요. 수상이 끝나고는 차례차례 멋지게 꾸며진 무대로 향했습니다. 원래라면 정해진 자리에 앉아 농구경기를 보는건데 홈커밍 메이드중 저를 포함해 5명이 댄스팀으로, 경기 하프타임에 춤을 춰야했고 파트너들중 6명이 농구팀 선수라서 게임 시작 5분 뒤에 무대를 내려오게 됐어요. 계단을 오르다 정말이지 풍성한 한복 치마가 주체가 안돼서 Jacob의 팔을 풀고 치마를 부여잡고 올랐던 일 말고는 아주아주 성공적이게 깔끔하게 상큼하게 잘 해냈습니다.^^



↑ 두 명의 Homecoming Queen, Keely와 Chalsea. 그리고 오른쪽에 함께 담긴 작년 홈커밍퀸.


↑ 사진빨이 제대로 안받았지만 실제로 더 멋지게 꾸며진 무대였습니다.
저~기 유관순 삘나게 앉아있는 제가 보이시나요.



** 댄스팀공연 **

홈커밍 파티는 저희 댄스팀이 8월달에 처음 모여 연습할때부터 저희 마음을 설레게 한 대대적인 행사였어요. 저희 댄스팀은 치어리더들보다 예쁜 유니폼으로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저희가 손수 만든 옷을 입기로 했어요. 한 장에 1달러하는 하얀 면티셔츠를 사서 페인트칠을 하는게 다인데 그게 장난아니게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구요. 그 핑계에 다들 싫어하는 과목 시간마다 댄스팀 선생님 교실에 모여서 열심히 작업을했죠. 자기 이름들을 비롯한 갖가지 비속어들을.......한글로 티셔츠에 써달라고 하는 친구들 덕분에 그 중 가장 바빴던건 저였습니다.ㅎㅎ 저녁 농구경기에서 Alton농구팀과 겨루게 될 Summersville 농구팀 이름이 CATS였기 때문에
대부분 고양이에 관련된 문장들을 부탁받았는데 언어순화하느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 수업 빼먹고 티셔츠만들기


↑ 저와 Keely의 탄력있는 뒷모습이죠.



이번에는 이때까지 저희가 공연해온 것들을 리믹스한 곡과 새로운 곡 4곡으로 춤을 추게 됐어요. 그런데. 공연이 끝나자마자 정말 다들 어이가 없어서 복도에서 기절 5초전까지 웃었습니다.
Homecoming Maid 8명중 5명이 댄스팀이었어요. 농구경기 전의 홈커밍 Maid 행사가 끝난 후 경기가 바로 시작됐구요 농구경기 Halftime동안 댄스팀 공연이 있었어요. 정신 없었죠 정말. 거기에다 새로 배운 댄스를 완벽히 익힌 사람이 몇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댄스팀 리더인 Gracie가 자꾸 고집을 부린 끝에 첨가하게 된게 화근이었는데요. 리믹스 곡을 할 때는 여느때처럼 관중들의 갈채를 받으며 잘해냈는데 새로운 음악이 나온 순간부터 허접한 분위기로 흘러가더니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친구들이 모르는 부분에는 막춤을 추며 때우기까지 했거든요. 공연을 하기도 전에 다들 실수할것이란걸 확신(!!)했기 때문에 최악의 공연이었는데도 다들 하이파이브를 하며 웃었습니다. 선생님까지도 “I can't believe it!!”을 외치시며 웃으시더라구요. 이번 학기부터 댄스팀원들중 많은 친구들이 softball 활동을 하기 때문에 홈커밍 댄스가 저희의 마지막 무대였어요. 누구도 부정할수 없는 최악의 공연이었지만 모두가 웃을수 있음에 다들 만족했습니다.



↑ 그래도 시작은 그 어느때보다 멋지게 했습니다.ㅎㅎ



** Mock Homecoming (가짜 홈커밍) **

Mock Homecoming은 홈커밍날 6,7교시동안 진행된 행사였어요. Mock homecoming은 홈커밍때 진행되는 순서들을 패러디하는 행사로서 말 그대로 가짜 홈커밍입니다. 저희 댄스팀은 진짜 공연때 출 춤을 대충 허접하게 추는척 하다가 저희학교 춤꾼 Kalub과 Jessy 두 친구가 갑자기 뛰어들어서 저희를 방해하면서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댄스대결로 넘어가는 극본이었어요. Mock homecoming을 위한 연습은 한 번도 제대로 해 본적이 없어서 아무리 패러디라도 걱정이 됐지만 재미나게 신~나게 잘 해냈습니다.



↑ 생각보다 넘 반응 좋았던 두 춤꾼의 댄스대결 후, 관객들의 박수평가중.

Mock homecoming의 진짜 재미는 남장여장대회죠. 진짜 홈커밍때 marching을 하게 되는 여덟 커플이 성별을 바꿔 치장을 하고 전교생 앞에 서야 했는데요 저는 당근 Jacob과 준비를 했습니다. 홈커밍이란걸 처음해보는 제가 감을 못잡고 홈커밍에 가까워서도 Mock homecoming에 대해 말이 없으니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알고보니 어떤 친구들은 홈커밍 2주도 전부터 파트너끼리 같이 쇼핑을 다니며 준비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Jacob이 “I am never gonna find my dress, I guess!(난 절대 내 드레스 못찾을거야~.)”라고 귀띔을 해주기까지 전혀 신경도 안쓰고 있었는데 말이죠. 발등에 불 떨어진 홈커밍 3일 전부터 여기 저기 알아봐 겨우 준비를 했는데 Jacob이 너무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사실 Mock homecoming말고도 홈커밍 하루종일 너무너무 많은 도움을 준 완벽한 파트너였죠!) Jacob은 번쩍이는 밤무대 드레스에 blond단발 가발을 쓰고 하이힐을 신었구요 저는 Jacob의 농구팀 셔츠와 바지를 입었습니다. 그 바지가 제게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것이 너무 가슴아팠지만......



↑ Jacob 여장중~. Mock homecoming에서는 무조건 웃겨야하기 때문에 거의 얼굴에 낙서하듯 화장을 시켰습니다.


↑ 제일 섹시했던 Jacob과 함께. 그녀의 1달러짜리 풍선가슴을 잡고서.ㅎㅎ
나중에 저도 프링글스 스타일 수염을 그렸습니다.


↑ 제대로 바뀐 커플들


↑ 여장남자들......... 남자들 다리가 저렇게 예뻐도 되냐고 여자들 모두 경악경악경악을 했습니다+_+


↑ 저 순간 3초 정도 뒤에 Jacob이 찐~하게 섹시한 포즈를 지었는데 진짜 저도 쓰러졌어요.


Maid marching이 지나고 댄스팀 공연도 끝나고 농구경기도 Alton팀의 승리로 끝나고 저녁 8시부터 홈커밍 댄스파티가 시작됐어요. 저는 하루종일 밥도 제대로 못챙겨먹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온 힘을 다 써서 정작 댄스파티에서는 제대로 서있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저를 비롯한 3명의 Maid 친구들은 파티 시작 10분정도는 최선을 다해 흔들다가 결국엔 의자에 앉아 열심히 피자를 먹으며 얘기를 하면서 벽에 기대 졸기까지 했어요. 사실 이번 댄스파티에는 선곡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도 한 몫 했구요.ㅎㅎ

이번엔 너무 바빠서 제대로 사진을 못찍었거든요. 그래서 결국 학교 아침공고에 “홈커밍때 사진 제대로 찍은 사람 있으면 지수 메일로 보내주세요~.” 하고 광고까지 내서 얻은 사진들입니다. 생각만으로 황홀한 추억으로 남을 제 Homecoming day를 생생하게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쫌~ 느끼셨나요.^^

그렇게 홈커밍을 지내고 3일 후에 호스트 가족을 바꾸게 됐습니다. 참 날벼락같은 소리같지만 미국에 도착해 1주일도 안된 때부터 시작해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끝까지 부산가시나의 깡으로 한 번 이겨내보려 했는데 그게 너무 힘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주위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신기할 정도로 빨리 쉽게 일이 해결됐어요. 지금 저는 제 친구 Natalie 집에 살고있구요 여전히 사랑하는 Alton highschool을 다니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호스트 할머니와 충돌해오며 여기가 지옥인가 싶을 정도로 힘든 적이 많았는데 통신원글에 제 힘든 이야기들을 적는 그 자체가 저를 더 힘들게 할 것 같아서 항상 미뤄왔지만 다음 통신원 글에서 차분하게 지난 5개월을 하소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은
희망이라는 등대가 있기에 재미와 보람이 있는것이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보다 빨리 오는 법이고
추위가 강한 것은 봄이 머지않았음을 의미한다.

-이영권의 Mentor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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