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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통신원글

Live stories from Haniedu students  


제목[12기 - Oregon백은실/글5]
작성자백은실 등록일2006.02.21 10:48 조회수3,964

미국학교에 등교를 하면서 놀라는 것들 중 하나는 여학생들의 화장일 것입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진하게 색조화장까지 하는 모습이 우리나라 여학생에게는 참 낯설고 이상하게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화장도 미국 청소년문화의 하나입니다. 이곳 여학생들은 보통 중학교 때, 빠르면 초등학교 때부터 화장을 하기 시작하는데요, 여자아이가 화장을 시작하면 어른들은 ‘얘가 벌써 숙녀가 다 됐구나!’하면서 좋아하신답니다. 물론 화장이 너무 진하다거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좋지 않다면 문제가 있겠지만요. 어쨌든 화장도 하나의 문화이니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기보다 그대로 받아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Oregon주 Glide에 살고 있는, 이제 막 1학기가 끝난 12기 통신원 백은실입니다. 저는 정말 특별한 경험으로 2006년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1월 첫째 주에는 저의 교환학생 기관인 ETC에서 겨울스키캠프가 있었구요. 그리고 거의 2달 동안 일해온 Nikki의 방을 드디어 끝마치고, 또한 학교에서 절 알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재밌고 특별했던 2006년 첫달 이야기를 모두 전해드릴께요.

2006년 새해, Polar Bear Jump을 시도해보세요!
2006년 1월 1일 저는 정말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날은 일요일이라 교회가 끝난 후 뭐할까 하고 있었는데 호스트아빠께서 오셔서 저에게 ‘Do you wanna go to polar bear jump?’(폴라베어점프 하는데 가고 싶니?) 그래서 저는 그게 뭐냐고 물어봤죠. 결국 제가 알아낸건 이것이었습니다. 새해 첫날마다 저희 가족과 다른 친한 가족들 몇몇 다같이 가까운 강가에 가서 그냥 뛰어드는 거죠! 할까 말까 하는 마음으로 강가에 도착을 했어요.
처음엔 다른 가족이 뛰어드는 모습을 그냥 보고있었는데 아는 6학년짜리 동생 Caroline이 저에게 와서 ‘Christine!(제 영어이름) I want to go in with you! Let’s go in! Come on!’(언니랑 같이 들어가고 싶어! 빨리 들어가자 빨리!) 그렇게 계속 재촉을 하는 거 있죠? 저는 어쩔까 하다가 결국 호스트아빠와 Caroline과 다같이 뛰어들기로 했어요. 그냥 가만히 서있는 것보다 미쳤다고 생각하고 참여하는 게 더욱 좋을 거라고 생각을 한 거죠. 그렇게 눈을 질끈 감고 강에 뛰어드는 순간! .. 강물은 얼음물처럼 차가웠습니다. 너무 차가워서 머리까지 다 들어가라는 사람들의 요구까지는 들어줄수가 없었어요. 허리까지만 적시고 저는 그냥 나왔죠. 하지만 그렇게 들어갔다 나오니 그것만큼 재밌는게 없었습니다!



강물에 뛰어들고 난 후 담요와 스웨터로 재빨리 몸을 감싼 호스트엄마아빠!


강물에 뛰어들었던 저와 저희 교회사람들! 다들 추위에 떨고 있어요

ETC 겨울 스키 캠프

1월 7일 그리고 8일 2일간 걸쳐서 ETC 교환학생들을 위한 스키 캠프가 있었습니다. 장소는 Mt. Hood라고 Oregon에서 아주 유명한 스키장이었습니다. 그곳으로 가기 전에 한 쇼핑몰에서 아침 7시까지 모두 모이기로 했어요. 저는 저희 학교에 있는 ETC 친구들 3명(한국친구 한 명과 브라질친구 2명)은 저희가 살고 있는 Glide부터 그곳까지 가려면 4시간이나 걸리기 때문에 하루 일찍 가서 호텔에서 머물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쇼핑몰에 갔답니다. 몰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어요. 나중에 다 모이고 보니 브라질 교환학생이 12명, 한국 학생 8명, 일본 학생 5명, 독일 학생 3명 그리고 중국에서 온 여자아이가 1명이 있었습니다. ETC관계자들까지 다 모이고 난 후 버스를 타고 저희는 Mt. Hood로 출발했어요!
모두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끼리끼리 놀게 되었답니다. 아무래도 몇 개월 만에 같은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니 모두 반가웠나 봐요. 브라질 애들은 자기들끼리 포르투갈어, 일본 애들은 일본어.. 다들 그 동안 편하게 쓰고 싶었던 자기나라 말을 신나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서로 얘기를 하면서 한겨례에서 온 동생들 두 명을 알게 되었어요! 부천에서 온 혜란이, 그리고 대구사나이 준백이. 서로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혜란이와는 캠프 내내 사이 좋게 지냈어요.
그렇게 모두들 신나게 떠들고 보니 창 밖엔 눈이 하얗게 내리고 있었고 저흰 Mt. Hood에 도착했습니다. 브라질 애들은 모두 들떠있었어요. 브라질은 겨울에도 많이 추워지지 않고 눈도 내리지 않아서 생애 처음으로 눈을 본 애들이 많았답니다. 버스에서 내린 후 저흰 모두 스노보드와 스키를 빌려서 타기 시작했는데, 거의 모두 스노보드를 탔어요. 저는 스키장에도 처음 오고 스노보드도 처음 타봐서 레슨이 시작하기 전까지 제대로 언덕을 내려가지도 못했어요. 11시부터 4시까지 지치도록 스노보드를 탄 후 저흰 모두 녹초가 돼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넘어지고 부닥치고 하면서 다른 교환학생들과도 많이 친해졌죠. 버스에 올라타고 40분 정도 언덕을 내려온 후 저희는 lodge라고 불리는 한 여관에 도착했습니다. 여관이라고 부르기보단 별장이라고 부르는게 훨씬 나을까요? 하나의 집 같았거든요. 1층은 큰 거실, 2층은 이층침대가 5개 정도 있는 방이 여러 개, 그리고 1층 아래엔 티비와 당구대 등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하룻밤을 머물렀던 여관이에요. 눈이 어찌나 많이 오던지!

저녁을 먹고 모두들 지하실에 내려가 놀거나 아니면 거실에 둘러앉아 얘기를 하거나 하면서 각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다른 애들과 카드를 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이 여관엔 한가지 규칙이 있는데 12시가 넘으면 거실에 있지 말고 지하실에 내려가야 하는 것이었죠. 아무도 12시까지 자러 들어가질 않았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든 ETC관계자들 빼고는 모두 지하실에 내려갔답니다. 저는 애들이랑 얘기를 하다 1시쯤 돼서 자러 올라갔는데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저희 방에 아무도 없는 거에요! 알고 보니 몇은 밤을 새고 다른 몇은 4-5시까지 일어나있다가 거실이나 지하실 소파 어디에서 그냥 새우잠을 잤다고. 저만 편하게 자고 일어난 거죠! 가장 정상적인 일을 하고도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아침을 먹고 모두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버스에 타서 짐을 내려놓고 다시 내려와 단체 사진을 찍었어요. 그때 일본 애들과 브라질 애들 사이에 작은 자리 싸움이 있었어요. 스키장에 오르고 내리는 길 모두 브라질 애들이 버스 뒤쪽에 앉았었는데 이번에 갈 땐 일본 애들이 뒤쪽에 앉고 싶어해서 먼저 자리를 맡아놨더니 몇 브라질 남자애들이 자리를 뺏었다는 식으로 버스를 타고 가는 길 내내 큰소리로 일본 애들을 비꼬고 하면서 버릇없이 굴었거든요. 서로 욕하면서 싸우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화가 잔뜩 났었죠. 결국 누구의 잘못이라기 보다 브라질 애들과 일본 애들은 캠프 내내 잘 지내고는 마지막에 끝맺음을 잘 하지 못했어요.



스키캠프에 갔던 ETC교환학생들. 첫 줄 오른쪽에서 4번째 쭈그리고 앉아 있는게 저에요^^

어쨌든 모두들 오랜만에 같은 정서를 가진 자기나라 친구들이랑 열심히 자기나라 언어를 말하면서 신나게 이틀을 보내고 헤어졌습니다. 한국 애들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애들도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뭐, 친하게 지낸 것도 아니었지만 괜히 아쉽더라구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말이죠. 집에 돌아와 캠프생각을 하면서 아무쪼록 모두들 즐겁고 뜻 깊은 미국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새 방으로 방을 옮기다!

저의 호스트가족은 2개월 전부터 그 동안 계획해왔던 정말 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 프로젝트는 춥고 옛날식으로 되 있는 제 방(원래는 호스트시스터 Erica방)과 Nikki방, 그리고 spare bedroom을 모두 새것으로 고치는 거죠. 저희는 니키 방부터 시작을 했어요. 10년이나 된 집이라 집 구조가 모두 옛날 식이라 우선 벽을 망치로 모두 부숴야 했습니다.

사진처럼 벽을 다 부수고 나니 나무 판자들이 벽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나무 판자들도 모두 떼어내야 했죠. 벽을 부수고 판자를 떼어내는 것만 이틀이 더 걸렸습니다. 벽을 부순 그 다음날은 힘을 많이 써서 그런지 팔이 빠질 것 같더라구요. 이제 해야 할 일은 벽 안에 insulation 이라고 불리는 단열재를 넣는 것이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이 단열재입니다. 이건 큰 종이백 안에 솜사탕이 들어있는 것처럼 생겼는데요, 솜사탕이 아니라 유리가락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만지다 보면 온몸이 간지럽습니다. 단열재를 넣고 저희는 dry wall 이라고 불리는 벽을 붙였습니다. 아파트에만 살다 보니 이런 집의 구조는 전혀 몰랐는데 벽을 붙인다니,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 이었습니다. 그 다음 순서는 벽을 못으로 다 박은 후 공사용 진흙으로 못이 박힌 부분을 다 가리고 벽 사이사이에 남는 공간을 메우는 것이었어요. 그 다음은 제일 재미있었던 페인트칠하기!

크리스마스 바로 다음날 저와 호스트엄마아빠, 크리스마스 방학을 타서 집에 온 Erica까지 모두 페인트칠을 했습니다. 새로운 색으로 칠을 하니 모두들 들떠서 빨리 끝낼 수 있었어요. 페인트가 마를 때까지 기다린 후 저희는 침대, 옷장 등의 가구들을 모두 옮겼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방으로 옮기기로 했어요! 원래 썼던 Erica의 방은 제가 이제까지 써왔던 방들보다 두 배는 커서 그 방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더라구요. 게다가 Nikki보다 집에 자주 오는 Erica를 항상 자기 방이 아닌 다른 방에 머무르게 해야 하는 것도 마음에 걸렸구요.

그래서 결국 Nikki방은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왼쪽 사진은 공사하기 전, 그리고 오른쪽은 지금 모습입니다. 아직 방이 완성되지는 않았어요. 창문 주위에 테두리를 붙이는 일이 남았거든요. 어쨌든 방이 예쁘게 나와서 다들 맘에 들어 한답니다.
2개월 동안이나 작업을 하면서 얻은 건 예쁜 방도 있지만 호스트엄마아빠와 더 가까워 진 것입니다. 서로 도와주고 하면서 신뢰도 얻고요. 힘들게 일한 만큼 방이 잘 나와서 모두 자랑스러워하고 또한 호스트엄마아빠도 도와줘서 고맙다고 항상 말씀하세요. 이제 또 다른 방들을 시작해야 하는데 앞으로도 더 잘 도와줘야겠죠?

Breakfast of Champions

학교에서 상을 받았어요! 보통 학교가 없는 금요일에 학교를 오라는 소리를 듣고 이게 뭔가 했는데, 이번 분기에 상을 받은 아이들만 금요일날 부모님들과 같이 와서 아침을 먹는 거였죠! 1주일 내내 학교 방송에서 상을 받을 아이들 이름을 크게 불러줬는데요, 그 중에 제 이름도 크게 방송이 되었답니다! 수요일엔 집에 초대장이 날라왔어요.



집에 날라온 초대장이에요

초대장엔 날짜와 시간이 적혀있고 큰 검은 상자 안에 ‘이번 분기 주제는 ‘예절’입니다. 이 학생은 다른 학생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존중 할 줄 알며 좋은 예의를 보입니다’ 라고 써져 있었어요. 한마디로 예절상을 받은 거죠! 또한 놀라웠던 건 이 상은 학교에 있는 선생님들이 각자 학생을 한 명씩 뽑는 것이었죠. 저는 저의 영어선생님이 저를 뽑아주셨어요. 교환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뽑아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금요일 아침, 저는 저의 호스트엄마아빠와 학교 급식실에 도착했답니다. 저 말고도 상을 받은 다른 학생들이 부모님들과 먼저 와있었고 급식실 한쪽엔 베이글과 크림치즈, 주스와 과일 등 간단한 아침이 준비돼있었어요. 모두들 아침을 먼저 먹은 후 역사 선생님께서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간단한 소개를 하고 학생들이 받는 상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어요. 그 다음엔 선생님들이 한 명씩 일어나서 자신이 뽑은 학생에 대해 설명하고 상장을 건네주는 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의 영어선생님 차례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오히려 저가 더 긴장이 되더라구요! Health 선생님 차례가 끝나고 저의 영어 선생님이신 Mr. Hawkins 차례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예의가 바른 것이 부모님께서 오는 것 같다며 부모님께도 감사하다고 하셨고 학생들이 기본적인 예의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런 예의를 아주 잘 지켜서 이 상을 저에게 주는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곤 저에게 상장을 건네주셨어요. 다들 박수를 치는데 자랑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더라구요.



상장 받았습니다!


저의 이름과 저를 선택해주신 영어선생님, 그리고 교장 선생님 사인이 써져 있어요

상장 수여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는데 제가 상을 받은 것이 믿겨지지가 않았어요. 비록 큰 상은 아니었지만 선생님이 직접 뽑아주신 상이라니 얼마나 그 의미가 깊은지! 미국까지 와서 상장을 받으니 그것 또한 의미가 깊더라구요. 이곳에 와서도 이렇게 잘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힘이 되고 학교에서도 절 알아주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정말 앞으로도 기대에 져버리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어요.

이렇게 2006년 1월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구정 때 식구들이랑 같이 있지는 못하지만 이곳에서도 잘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1학기가 끝나고 새로운 2학기가 시작하는데, 이제까지 달려온 것보다 더욱 속도를 내서 다음 2학기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욱 용기 있는 사람이 되야겠어요.

“Courage is being scared to death but saddling up anyway.”
(용기란 죽도록 무섭지만 어쨌든 해보는 것이다) -John Way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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