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은 화성에서 왔고 기업은 금성에서 왔다는 사실이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에서 확인되었다.

<미국 대학 연합회>는 대학 졸업반 학생 600명, 기업 400군데를 대상으로 취업에 필요한 기술에 관해 질문했다. 취업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기술 몇 가지에 관한 준비 여부를 대학생과 기업은 아래와 같이 상반된 의견을 표했다. 예를 들면, 의사소통 능력에 관해 대학생은 65%가 준비되었다고 대답한 반면 기업은 대학 졸업자의 27%만 준비되었다고 대답했다.

대학생과 기업의 관점이 다른 것은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의 입장과 비슷한다. 금성 여자는 백마를 타고 나타나는 왕자를 기대하지만 현실에서 나타나는 것은 누구일까? 말을 끌고 오는 마부인 화성 남자다. 대학생은 모르는 것도 아는 체, 없어도 있는 체 하는 화성 남자를, 기업은 아는 것도 모른 체, 있어도 없는 체 하는 금성 여자를 닮았다. 그 둘의 결론이 "여자는 할 수 없어"와 "남자는 다 그래"로 내려졌듯이, 대학생과 기업도 "기업들이 하나같이 까탈스럽다"와 "대학 졸업해도 별 수 없다"로 맞서고 있다.

기업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여기는 의사소통, 팀웍, 인간관계 기술은 소프트 스킬 이다. 소프트 스킬의 중심부에는 설득력이 자리하고 있다. 설득력은 곧 세일즈 기술이다.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한 인간 모두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팔고 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먹기 싫어하는 시금치를 먹여야 하는 부모는 시금치가 얼마나 몸에 좋은지를 이해시켜야 한다. 시금치를 아이에게 파는 것이다.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이 다른 어떤 것 보다 더 중요하고 흥미롭다는 사실을 팔아야 학생들이 주목한다. 의사는 건강 노하우를, 작가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정치인은 환상을 판다. 어떤 직업을 가졌든 인간 관계의 기본, 즉, 파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인터넷 은하계에서 화성인과 금성인이 모여 사는 모습은 이렇다. 검색 창에서 이름을 검색했을 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으면 그 사람은 투명인간으로 남고, 여러 페이지에 걸쳐 이름이 언급되면 세상은 그 사람을 알기 원한다. 노래 방에서 노래를 잘 부르면 모인 사람들의 흥을 돋우지만 유튜브에서 주목을 받으면 저스틴 비버처럼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 즉, 인터넷 은하계에서는 온라인에 남은 개인의 흔적(digital trace)이 세일즈의 시작이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세상은 불공평하기 짝이 없는 곳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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