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홍(Daniel Hong)

<하버드 가지 마라>의 저자

미주 한국일보 칼럼니스트

(하니에듀) 대학 및 Medical School 진학 Consultant / Columnist/ 교육전문가

“저는 무조건 상위 20위 안에 드는 대학에 합격해야 합니다.” 

K는 고개를 푹 숙이고 그렇게 사정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학 랭킹을 매기는 잡지, 기관이 적어도 10군데가 넘는데 어디서 정한 상위 20위를 말하는 것인지 말해볼까”라고 묻자, “그건 모르겠는데요”라며 눈길을 피했다. 

“그러면, 학교 영어시간에 <파리대왕>이란 책을 읽어 보았나”라고 되묻자, “네. 수업시간에 토론도 했고 독후감도 썼지만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참 대화를 나눈 후 알아낸 것은, K는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한국에서 알아주는 대학, 특히, 학비를 대주겠다는 할아버지의 귀에 익은 대학 간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    

미국 고교 영어 수업에서 필수로 읽는 소설 <파리대왕>은 개인과 그룹의 대립을 그린 소설이다. 청소년 25명을 태우고 핵전쟁의 위험을 피해 안전지역으로 날아가던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한다. 청소년들은 무인도에 상륙하여 구조를 기다리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들 사이에 파벌이 생긴다. 구조를 받으려면 바닷가에 오두막을 지어야 한다는 랄프와 사냥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잭은 사사건건 충돌한다. 먹이를 찾아 나선 사이먼이 잭의 친구들에게 살해되고, 괴물이 섬에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소년들은 잭의 그룹에 합류하지만, 랄프는 끝까지 혼자 버틴다. 

개인과 그룹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나무와 산림의 차이와 같다. 나무는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산림은 나무들이 모여 이루어진 추상적 개념이다. 개인은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실제 인물이지만 그룹은 그렇지 않다. 개인이 그룹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논리는 숫자를 근거로 한다. 한 예로, 특정 개인을 몰아 왕따 시킴으로써 그룹이 얻는 것은 대다수라는 파워 그리고 위계 서열에서 오는 쾌감이다. <파리대왕>은 바로 인간 그룹의 바닥에 깔린 야만성과 권력 욕심을 폭로하고 있다.    

“상위 랭킹과 귀에 익은 대학”이란 말은 대학 지원자와 부모는 물론 사회를 동화 시키고, 그들의 신념과 행동까지 변화시키는 집단 히스테리를 낳았다. 그것이 K로 하여금 마치 동물원 우리에 갇힌 사자처럼 만들었다. 자유를 찾겠다면 우리를 부수고 뛰쳐나가겠지만, 우선 당장 사육사가 주는 먹이, 구경꾼의 환호, 그리고 우리 사이로 바깥 세상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자포자기 해야 하는 사자와 K는 다를 바 없다. 

우리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없을까. 학교에서 읽는 책을 단순히 독후감을 써서 학점 따내는 도구로 여길 것이 아니라, 책이 던지는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재조명할 때 우리 사이에 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틈을 통해 들어오는 잔잔한 파문으로 하여금 마음과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다음 순서다.  

 모든 학생들의 멘토(Mentor) 대니얼 홍 선생님이 최근 5년간 합격시킨 대학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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