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 ENGLISH | 모바일

현지 통신원글

Live stories from Haniedu students  


제목[7기 - 이기훈/글2]
작성자이기훈 등록일2005.12.06 12:38 조회수3,551
모두들 그동안 안녕하셨나요? 드디어 두번째 통신원 뉴스(?)를 올리게 되었네요.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저희집은 한글로 타이핑할 수가 없어서 준섭이 집에서 올려야 하기 때문에 자주 올리기가 힘드네요. 한달에 두번 써야 하는데 11월이 어느새 거의 끝나가서 오늘 학교에서 오는 길에 준섭이 집에 들러서 이렇게 씁니다.

오늘 이곳엔 눈이 왔답니다! 그동안 정말 추웠는데 이제 첫눈이 왔네요. 저희 집 아주머니께서 이곳엔 눈이 별로 안 온다고 하셔서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왠걸, 발이 푹푹 파묻힐 정도로 내렸네요. 워낙 지형이 경사진 지역이라 눈이 많이 오면 학교가 쉰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결국 오늘 학교는 다녀왔어요^ㅡ^;; 내일 더 눈이 오면 정말 쉴지도 모르겠네요. 눈이 와서 기분이 들뜨긴 한데 여기 눈은 제설작업을 바로바로 해서 그런지 금방 녹아버리네요. 게다가 그동안 추운 날씨에 용감하게 옷 한두겹만 걸치고 다니다 보니 감기까지 걸려버린 것 같아요. 이제 막 감기기운이 느껴지네요-_ - 앞으로는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겠어요.

지난번 글에 이번에는 캐나다 아이들에 대해 쓴다고 했는데, 그 전에 학교에 대해 설명해 드리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네요. 부모님들께서도 궁금하실 것 같고 또 그래야 아이들에 대해 말하는 것도 쉬울 것 같거든요. 그럼 지금부터 저희 학교를 소개해 드릴 게요.



저희 학교는 Mission에 있는 Hatzic Secondary에요. Mission에 있는 3개 고등학교(Mission Secondary, Heritige Park Secondary)중 하나입니다. 전교에 약 1500-600명 정도가 있고요, 8학년부터 12학년까지 다섯학년이 있어요. 이곳에선 중학교 없이 초등학교 7학년, 고등학교 5학년을 다닌답니다. 학교 건물은 3층인데 매우 넓고, 넓은 잔디구장이 두개에 큰 체육관 하나와 작은 체육관 하나 가 있고, 각종 교실과 사무실(?), 그리고 도서관이 있어요. 한국과 확연히 다른 점 하나는 학생들에게 정해져 있는 교실이 있는 게 아니고 각 과목 선생님의 교실이 있고 대학교처럼 자기 과목에 따라 이동하는 거에요.

우선 수업은 하루 4교시(block)가 있고, 각 수업시간이 "1시간 17"분에 쉬는 시간이 6분, 그리고 중간에 점심시간이 약 1시간정도 있고 오후 "3시 1분"에 끝나요. 정말 이상하죠-_ -

이곳 제도의 장점 중 하나는 학생이 과목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는 거에요. 그렇다고 해서 요리나 의상같은 잡다한 것만 들을 수 있는 건 아니고요, 의무로 수강해야 하는 중요한 과목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진로)를 제외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요. 하지만 주요과목도 성향이 따라 아니면 난이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요. 과목은 총 8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데, 하루에 4과목씩 이틀에 한번씩 모든 과목을 한번씩 듣는 셈이죠. 흥미로운 점은 ABCDEFGH, 총 8 블럭이 있는데 각 블럭마다 배정되어 있는 과목이 20-30(?)개 정도 있어요. 그래서 각 블럭마다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건데, 처음에는 학교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과목을 배정해주고 그다음에 필요에 따라 바꿀 수가 있어요.그러니까 바꾸고자 하는 과목과 같은 블럭에 자기가 듣고싶은 과목이 없다면 선택하지 못하는 거죠. 저로 예를 들면 A:ESL B:Planning10 C:Socials10 D:Cooking E: Science10 F:PE10 G:English10 H:Math10를 듣는데, 예를 들어 A블럭에 있는 ESL을 French로 바꾸고 싶다면 ? 閨냄【?A블럭에 배정되어 있는 과목에 French가 포함되어 있어야 바꿀 수가 있어요. 저는 원래 2개 있던 ESL 하나를 cooking 으로 바꾸고 woodwork를 English로 바꿨답니다. French도 듣고 싶었지만 나머지 ESL이나 cooking과 같은 블럭에 있지 않아서 바꾸지 못했고 과목 바꿀수 있는 한달의 기간이 지나 이제 더이상 바꿀 수가 없게 됐어요.

학교에는 학생 개인마다 배정된 locker가 있는데 복도 벽에 쭉 서있는 개인의 물건을 넣어놀 수 있는 사물함이에요. 미국 학교 나오는 영화 보면 나오는 걸 연상하시면 되요. 저같은 경우는 그날 도시락이랑 과목별 바인더랑 교과서를 넣고 다닌답니다. 우리나라 사물함에 비해 매우 크기 때문에 필요한 걸 다 넣을 수 있어요. 아침에 스쿨버스를 타고 도착한 후 약 5분정도의 시간동안 자기 라커에 물건을 넣고 필요한 걸 꺼내서 수업에 들어간 다음 매 수업시간 사이사이 6분동안 또 다음 시간 필요한 교재나 물건을 꺼내서 수업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쉬는시간은 사실상 라커 방문시간(?)이라고 할 수 있죠. 라커에 들른 다음 교실에 들어가면 수업종이 울리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처럼 매점에 가거나 자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심지어는 화장실 가는 것 조차도요. 하지만 매우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수업시간은 한국의 수업시간에 비하면 매우 재미있어요. 하루 4과목만 듣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고요. 한국에서는 수업시간에 자는 얘들이 아주 많은데 여기서는 그런 학생은 찾아보기가 힘들어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토론식 수업이라고 하긴 힘들지만(오기전에 내심 불안하고 기대했었죠) 선생님이 앞에 서서 칠판에 쓰면서 설명하는 수업방식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많은 참여를 필요로 하죠. 저도 그 전날 숙제를 새벽까지 하느라 정말 졸렸던 요리시간 딱 한번 빼고는 거의 항상 수업시간에 집중해 왔어요. 영어만 조금 더 잘한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수업시간에 논다는 말은 아니에요. 제가 수업이 재미있다고 쓴 걸 보고 다른 학생들이 왔다가 실망할까봐 무섭네요^ㅡ^;;;

쓰다 보니 매우 길어졌네요. 감당할 수가 없어 뒤부분은 또 따로 이어서 쓸게요.

이 곳의 선생님들은 정말 좋아요. 전 모든 선생님들이 다 좋은데 그건 사실 그냥그냥 넘어가고 긍정적인 제 성격 때문인 것 같기도 하네요(자랑이 아닙니다-_ -). 사실 다른 얘들은 이미 어떤선생님이 싫다고 얘기하기 시작했거든요. 하지만 모든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자기와 거의 대등한 위치에서 대하고 최대한 존중해 주세요. 절대 NEVER 화내는 일은 없답니다. 여기서는 어려서부터 화내지 않는 훈련을 받는 건지, 아니면 선생님으로서 학생한테 화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건지, 제가 봤을땐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죽을 정도로 맞을 만하게 짜증나는 얘들에게도(정말로요) 반드시 좀더 강경한 어조로 말씀하실 뿐이지 목소리가 커지지조차 않거든요. 정말 그런 면에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어요. 선생님들이 그런 얘들을 차분히 대하실 때 오히려 옆에 있는 제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짜증나거든요. 이 곳에서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엄청난 인격수양도 필요한 것 같아요.ㅋ

수업들은 전체적으로 따라잡지 못할만큼 어렵진 않아요. 특히 저는 영어를 못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Social이나 English같이 많은 영어 어휘와 배경지식을 요하지 않는 과목을 빼고는 조금만 하면 A는 문제 없이 받을 수 있어요. 보통 학생들이라면 한국에서 대학교 가려는 것 만큼만 공부하면 못해도 B는 받을 수 있을 거에요. 모두들 아시다시피 수학은 정말 쉬워요. 진도는 우리나라 수학보다 크게 뒤처지진 않는데 우리나라처럼 배배꼬이고 어려운 문제 없이 말그대로 이해한다면 모든 문제를 풀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에 반에서 1등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과학은 생물 용어가 어려울 뿐이지 우리나라보다 1년정도 느리게 나가기 때문에 역시 많이 어렵진 않아요. 단지 전문 과학 용어를 영어로 설명해 놓은 것을 이해하기가 보통 학생들에게 버거울 뿐이죠. 그밖에 다른 과목에서도 열심히만 한다면 다른 아이들이 별로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영어나 사회의 경우는 1년 이상 다녀도 쉽진 않을 것 같네요. 체육은 한달에 한종목씩 해서 시험을 보는데, 정말 체계적으로 그 달에 정해진 종목을 기본! 적으로 익힐 수 있어요. 역시 열심히 한다면 B 이상은 받을 수 있을거에요. 수업 참여도에 점수가 상당히 붙거든요.

전반적으로 영어라는 것만 빼고는(사실 가장 큰 문제지만) 한국보다는 수월해요. 학교도 일찍 끝나고 수업 진도도 차근차근 나가거든요. 하지만 저같은 경우 가장 힘든 부분은 숙제에요. 세상에 숙제가 얼마나 많은지(사실 그렇게 많진 않아요) 매일 한과목 이상은 꼭 숙제가 있어요. 오기 전에 숙제가 많다는 소리를 듣고 각오하긴 했는데, 어렵진 않지만 역시 매일 두세과목씩 숙제를 하려니까 어쩔 수 없이 귀찮아져요. 처음에 왔을 땐 그리 많지 않아서 할만했는데 점점 갈수록 퀴즈나 테스트나 프로젝트 등등이 많아져서 정말 바빠요. 여기 얘들은 자기가 재미있는 과목 몇개만 잘 하고 나머지는 패스할 정도로만 하지만 저같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잘하려다 보니까 더 바빠지네요. 어렵지 않은걸 연속적으로 하는 게 이렇게 힘든지 몰랐네요. 하지만 그 숙제들이 모두 수업이랑 연관되서 숙제를 해야지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 정도에요. 숙제 하는 것만으로도 그 과목 공부가 다 된답니다.

학교에 관해 여러가지 적다 보니 정말 엄청난 분량이 되버렸네요. 뭐 빠뜨린 것이 있나 걱정되지만, 전반적인 학교에 관한 사항들을 적어봤습니다. 학교에서 저희가 어떻게 지내나 좀 더 알게 되셨다면 좋겠네요. 혹시 쓸데없는 것을 적은 건 아닐까 걱정도 되는군요-_ - 아무튼 오늘은 이정도로 마치고 다음에는 정말 이곳의 얘들에 대해 적어볼게요. 아참 그리고 준섭이 어머니, 전화할때 준섭이 잘 지낸다는 말 그대로 믿으셔도 될 것 같아요. 친구도 몇명 사귀면서 잘 지내고 있고요, 아직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그렇지 수업시간에도 문제없이 따라가고 있어요. 저보다 두살이나 더 어린 준섭이가 저랑 같은 학년이라 제가 오히려 초조합니다^ㅡ^ 한겨레 캐나다 국제학생 7기 우리 모두 즐거운 캐나다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 모두 걱정 푹 놓으세요. 한국에 있는 부모님보다 오히려 이곳 호스트 부모님들이 더 엄격할 정도니까요. 그럼 가까운 미래에 다시 새 소식을 들고 찾아뵐 때까지 모두 안녕히계세요.

추천421 추천하기

0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전글 [6기 - 한희재/글8]
다음글 [7기 - 이기훈/글3]

하니에듀는 여러분의 보다 큰 꿈을 응원합니다.

상담신청   1666-6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