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2기 - Ohio김동훈/글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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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동훈 | 등록일 | 2006.01.02 11:09 | 조회수 | 4,376 |
안녕하세요 . 12기 통신원 김 동훈 입니다.
저를(확실하게는 제 글을) 처음 보셨을 테니 간략하게 제 소개를 할게요, 저는 16살[미국 나이로] 이고요, Ohio 주로 교환학생 왔습니다.
제 집은요 Ohio주 남부 쪽에 있는Gnadenhutten 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습니다. 저의 가족 구성원으로는 Julie[mother],
Gregg[father], Brendan[brother- 5 years old], and Allison[sister- 2 years old]
그리고 제가 있죠.
↑ 제가 살고 있는 집의 앞 모습 입니다. |
↑ 이건 뒷 모습이죠. (8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 |
↑ Family Room 입니다. 몇 주 전에 산에 가서 나무를 베어 왔어요, 예쁘죠. 진짜 나무에요 (12 월에 찍은 사진 입니다.) |
제가 다니는 학교는요, Indian Valley High school이라고 하는 학교에요, 전교생이 450명 정도 되죠. 학생 구성
비율은 98% 백인 나머지는 Asian, Black입니다. 현재 저는 Senior 로 있어요.
이 글이 저의 첫번째 글이 되겠네요. 저도 다른 학생들처럼 simile, metaphor, hyperbole 등을 사용한 멋지고 예쁜 글들을
쓰고 싶지만. 제가 그렇게 좋은 문장가가 아니라서 말이죠…
지난 11 월 21일부터 25일 까지 Thanksgiving break 를 맞이해서 Mississippi 주에 가서 봉사 활동을 하고 왔습니다.
다들 Hurricane Katrina에 대해서 들어 보셨죠. 제가 간 곳, Waveland 는 이번 그 태풍의 피해를 입은 마을 중 하나입니다.
그럼 간략하게 마을 소개를 하고 제가 겪은 일들을 말할게요.
Waveland ? Gulf of Mexico에서 2 miles 정도 떨어 진 곳에 있는 마을입니다. Mississippi is 80%
devastated, to the extent that some homes only have a driveway that leads to
nowhere and there isn’t even debris. 64% of homes are gone, 36% are still being
investigated as to whether they can be occupied.
11 / 20 Sunday
↑교회 미사 후에 저희 가족은 차를 타고 Ashland로 갔습니다. 다른 팀원들을 만나기 위해서죠. 옆의 사진들은 제가 탔던 버스에요, 그리고 같은 팀에 계셨던 분들이에요. 밑에 사진, 문 바로 옆에 있는 검은 머리 가 저에요. 그 옆에는 또 다른 한국인 교환 학생인 준호 형입니다. |
무려 16시간을 달리고 또 달려..
Ohio 주 에서 Kentucky로, Kentucky에서 Tennessee주로, 마지막으로 Mississippi 주에 도착했습니다.
밑의 사진들은 멕시코 만의 사진 입니다.
11 / 21 Monday
봉사 첫 날 입니다.
Commend center에 가니 4개의 종이를 주면서 일 하고 싶은 곳에 이름을 쓰라고 하더군요.
Warehouse, kitchen, store, and 짐 나르는 일이 있었는데 이름을 까먹었어요, 짐 나르는 트럭 운전을 할 줄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라서 그냥 잊었답니다. 저는 Store 에 이름을 적었습니다.
↑ 제가 살고 있는 집의 앞 모습 입니다. |
제가 일하던 곳이에요. 한 사람 내지 두 사람이 한 구역에서 일하게 되 있는데요. 앞에 보이는 곳은 과자, 시리얼 등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저 분 담당하시던 할아버지가 엄청 잘 해 주셨는데 아쉽게 사진을 못 찍고 왔습니다.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사진 밑 쪽이 제가 하루 종일 서 있던 물을 주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어떤 애가 여기를 담당하고 있었어요, 근데 갑자기 그 녀석이 자기 가야 한다고 그냥 가는 겁니다… 덕분에 저 혼자 열심히 일을
했죠.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일이라고 해 보아야 그냥 사람들 지나가는 것을 보는 것 밖에 없었어요. 아무 보람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오후 7시 30분 저녁식사 뒤에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모임에서 이 곳 , 쉽게 말해서 이 많은 물건들을 어디서 구하고 어떻게 나누어 주고
돈이 얼마나 들며 얼마나 벌어들이는지 그리고 다시 한번 우리들이 해야 할 일 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 중 놀라운 것은 3000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곳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봉사하는 사람들은 다 합쳐도 2~300명 정도 인데 말입니다. 특히 부엌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15~20명 정도로 기억합니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98%의 물건들이 다 기부 된 것이라는 것. 놀랍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 물건의 양이 적지 않겠나구요? 그 제단의 대장인 사람이 그 날 말해주었습니다. 하루에 자기네들이 소비하는 양을 돈으로
환산하면
150,000$ 우리나라 돈으로 172,500,000 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양이 된다고요.
모임 후 다시 자신이 일할 곳을 정할 수 가 있었는데요, 아무것도 제대로 해 보지 못한 상태라 다시 store에 제 이름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이름 옆에 별 표를 하라고 해서 하긴 했는데, 별표하면 뭐가 좋은건지 이 때 는 하나도 몰랐습니다. (즉, 나중에 알았습니다.
고생 좀 했죠.)
-store 운영방식
1. 모든 물품은 무료로 제공된다.
2. 가져 갈 수 있는 양에는 제한이 있다. (각 부분마다 다름)
-store 구조(제가 직접 그려서 그렇게 예쁘지는 않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 제가 살고 있는 집의 앞 모습 입니다. |
11 / 22 Tuesday
아, 5일 동안의 봉사 중 최악의 날이었습니다. 제 말은요, 제가 안 좋았던 것이 아니고요, 손님들이 너무 안 좋아 했다고요. 왜냐면…
일하는 시간은 두 부분으로 나누는데요 오전과 오후 로 나뉩니다. 오전 일은 7:45부터 12시 까지, 오후 일은 1:45부터 5시까지 입니다.
그런데, 오전부터 사람들이 따지는 겁니다. 그 일의 발단은 표시판에 있었죠. 물통 앞에 살포시 대각선으로 놓여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끌던 표지판에는 “4 bottle for one” 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아, 이 얼마나 생각없고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은
표시입니까. 한 사람 당 4갠지, 한 가족 당 4갠지( <-이건 너무했죠?) 한 수레 당 4개인지 제가 알 수 없었습니다. 오는 사람들마다
한번씩 쳐다보더니, 재빨리 제 뒤에 놓여있던 상자 하나만 가지고 가도 되냐고 하는 겁니다. (제가 ASIAN처럼 생겨서 영어를 잘 못 할
줄 알았나 봅니다. ) 그래서 저는 당연히 안 된다고 했죠 그리고 저 표지판을 보라고 친절하게 말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 가족은 9명이나
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한 박스 달라고 하더라구요. 9×4=36=1box 속수무책으로 한 박스를 빼앗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뭐라고
한 마디씩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물보고 하는 소린지 저보고 하는 소린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한 가족이 4 병으로 먹고 사느냐, 이건 미친거나
다름없다. 차라리 굶어 죽겠다고 하면서 물을 가져가지도 않았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Team Leader 한테 이 표시판좀 바꾸어
달라고 했죠, 사람 당 4갠지 가족당 4갠지 확실하게 해야 되지 않겠냐고 했죠. Team leader께 서는 “Oh, I’m sorry,
each person can take 4 bottle.” 이라고 하시면서 표시판을 다시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새롭게 단장한 표시판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한 박스를 달라고( She said “Give me that box” not “can I have that box”
) , 또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한 가족이 어떻게 4병만 먹고 사냐고 화를 내면서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용감하게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물은 한 사람 당 4개씩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제서야 “아, 고맙네 나는 몰랐다네” 라면서 물을 가져갔습니다. 후후, 그 때 그 기분
좋았습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 한 후 기분이 급 상승, 그 후로는 모든 것이 다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사람들이 퉁명스럽게 굴어도(이런
사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저만은 기쁘게 받아들였죠. 그런데, 비극은 제 뒤에서 일어났습니다.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자, 물이 가득 하던
상자가, 상자가, 거의 다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Team Leader한테 “ I need more water!!!” 라면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Team leader는 물이 다 떨어졌다고, 기다려야 된다고 했습니다. 아, 더 이상 도울 수 없다는 것이 슬펐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 할 수는 없었습니다. ‘난 여기에 봉사하러 오지 않았나, 나의 두 손이 필요한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제가 필요한 곳은 바로 제 옆이었습니다. 과자, 시리얼 등을 파는 할아버지께서 고분분투 하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를
도와드려야 겠다고 생각했고,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할아버지는 직접적으로 과자를 파시고, 제가 뒤에서 상자를 열고 모자란 과자들을 전해 주는
식으로 일을 했죠. 텅 빈 저의 자리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쩌겠습니까. 기다려야지요. 화요일도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11/ 23 Wednesday
가장 힘들고 보람찬 날입니다. 요 전에 제가 이름 옆에 별표~ 한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했잖아요, 그 별표의 비밀이 벗겨지는 순간입니다.
아침에 Team leader가 밖으로 나가서 일을 하자고 했습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이름 옆에 별표를 하지 않았냐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Dirty 할 테니 어두운 색 옷을 입으라고 하셨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신발도 빌려신고, 연장을 챙겨서, 트럭에 올라 탔습니다.
올라 탔다는 것이 바로 이렇게 올라탔다는 거죠. 짐처럼 실려서.
차 타고 밖으로 나가서 숲 속으로, 숲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어떤 집 앞에서 멈추어 섰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이 집을 치울 거라고 했습니다. 겉 모양은 전혀 문제 없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집안의 상황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다 검은 색이었습니다.
바닥도 검은색, 방에 들어있던 옷 들은 모두 젖어 있었습니다. 허리케인이 오면서 멕시코만 21miles 근처까지 물이 덮쳤다고 하니 고작
수 마일 떨어진 그 집은 물을 다 뒤집어 썼던 것입니다. 가구들부터 끄집어 냈습니다. 벽에는 이끼가 생기고 마루는 검은색, 기름+음식물+잡스러운
것들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옷들도 끄집어 냈습니다. 벽을 부셨습니다. Insulator도 끄집어 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다 쓸어 모았습니다. 밖에 다 버렸습니다.
말만 들으면 엄청 쉬워 보이지만 집 부시는 건 진짜 어려웠습니다. 제 몸이 하얀색으로 변할 때 까지 일했습니다. 그 집 주인분들 께서 고맙다고,
당신들이 없었다면 계속 이렇게 있었어야 했을 거라고 했습니다. 아,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뒤에 있는 집이 저희가 고친 집입니다. 겉에는 멀쩡하죠. 뒤에 쌓인 것들은 집 안에 있던 가구들과 벽, insulator입니다. 제 옆에 계시는 두 분이 이 집 주인이세요. |
↑늘 그렇듯이 기념 사진은 빼 놓을 수 없죠. (친구들이 저보고 사진 찍으면서 자냐고 물어봤습니다.) 나- 준호 형- Gregg (host father) - Julie (host mother) |
11/23 Thursday
오늘은 물 배달이 왔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이 날은 특히 말문이 트이는 날이었습니다. 후후,
-Woman takes 4 bottle. (새로이 물이 왔기 때문에 8병이 최대 한도였습니다. )
Me: Excuse me , you can take 4 more bottles.
Woman : Can I? Oh, thank you.
Woman : Where are you from?
Me : From South Korea.
Woman: Can you speak Korean then?
Me : Sure.
Woman : That’s good, You’ve better keep it.
Me : Haha, actually, I’m exchange student. I came here just few month ago.
Woman : Wow! You could speak English very well.
아. 대화 내용이 기억에 남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후후, 그러나 자만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었습니다. 재빨리 얼굴을 바꾸며
Me : Well, Still I need more practice.
Woman : Thank you for helping us.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11/24 Friday
봉사 마지막 날입니다. 항상 그렇듯이 일을 끝내고, 마지막 날인 고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Team Leader : Steve 와 함께. |
↑물병을 들고 심각한 표정으로, 그런데 Julie(mother)는 살포시 웃었네요 .Me, Julie, Gregg |
↑왼쪽부터, Spain Exchange student Laura, 전 Team leader (늘 team leader라고 불렀다), 같이 일했던 Jennie (교환학생 아님- 미국인) |
↑샤워실입니다. 따뜻한 물도 나왔어요. 물론 늦게 들어가면, 별로 따뜻하지 않지만 말이죠.. |
↑밥 먹는 곳입니다. 사람들 많죠? |
↑ 제가 일 하던 store옆면 입니다. 저렇게 텐트 안에서 일하죠 근데 난방시설이 다 있어서 따뜻했어요. |
↑화장실 우리나라 시민공원 화장실 처럼 냄새나고 더러울 꺼라고 생각하면 오산 안에 들어가 보면 진짜 깨끗해요. 향수냄새가 그윽 하게 납니다. (밑 바닥을 의미하는게 아닙니다!!) |
↑ 써 있듯이 제가 잤던 텐트 , 100명 정도의 봉사인들이 들어가 잠을 살 수 있도록 해 놨어요 |
↑ 위의 사진은 텐트 안을 찍은 거에요 저렇게 간이 침대에다가 침낭을 깔고 잤죠. |
인상 깊은 사진들을 모아서 또 하나의 글을 만들어 봤습니다.
이 사진들은 밖으로 봉사, 집 치우러 나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 들이에요, 피해가 심한 곳은 대부분 해안 근처입니다. 파도가 그대로 덮쳐서 모든 것이 망가졌습니다.
↑ I’m still here, 파도를 피해서 대피하셨던 할머니가 다시 돌아와서 쓰신 표지판 입니다. 자신의 이웃, 가족들이 모두 파도에 쓸려 가는 비극을 겪으신 할머니 께서, 다시 여기 돌아와서 살고 계십니다. 가족, 이웃들을 잊을 수 없다고 하시면서…. |
↑여기도 집이었는데요, 완전히 쓸려나가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집 주인들이 와서 남기고 간 흔적들, 슬펐습니다. 역시 자연의 힘은 무섭다는 생각도 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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