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2기 - Illinois박소연 글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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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소연 | 등록일 | 2006.01.04 14:08 | 조회수 | 4,912 |
- Christmas Concert -
2005년 12월 13일 화요일 오후 6:00. 학교 밴드 교실에서 콘서트 리허설이 있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1초라도 늦는 사람은 콘서트에 못 나간단다. 콘서트에서 연주를 못한다는 말은 즉 콘서트 퍼포먼스 점수 500점을 잃는 것이며 그건 곧 F 학점을 말하는 것이었다. 리허설 하루 전날 호스트 아주머니께 화요일에 학교까지 태워 다 줄 수 있으시냐고 물었더니 인자하신 웃음으로 태워 주겠다고 대답하셨다. 그러나 다음 날, 5시 20분이 되었지만 아무도 집에 올 기별이 없었다.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서 5가지의 택시번호를 알아냈지만 (미국은 전화해야 택시가 집 앞까지 옵니다. ^^) 모두들 지금 당장은커녕 1시간 안에도 못 온다는 말 뿐이었다. 5시 30분. 학교까지 갈려면 최소한 25분은 걸리는데… 억지로 누르고만 있던 눈물이 꾸역꾸역 올라오기 시작했다. 호스트 아주머니께 20번도 넘게 전화하고 메시지까지 남겠지만 여전히 소식 불통 이었다. 5시 33분. 한 손에 클라리넷을 들고 대문 앞에 주저 앉았다. 별에 별 생각을 다 했다. 새로 이사 온 옆집에 가서 차 좀 태워달라고 할까…? 아님 앞 집에 멕시칸 아주머니께 부탁 해 볼까? 한국에 있었으면 이런 일은 절대 없었을 텐데… 공항에서 눈물 가득 안녕을 말씀하시던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때였다. 전화벨이 울린 것은. 핸드폰 창에 “Mom” 이라는 글씨가 떴다.
“Sorry I couldn’t answer the phone. I was at the library. (미안해 도서관에 있어서 전화를 못 받았어.)”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봇물처럼 흐르기 시작했다. 울먹울먹 겨우
“I have to go to the school by 6. Can you give me a ride please? (6시까지 학교 가야 하는데 차 태워주실 수 있으세요?) ”
라고 말했다. 아주머니께서는 정말 미안하다 시며 집에 오시자마자 나와 같이 학교로 향했다. 평소보다 훨씬 빨리 운전을 하셔서 다행이 딱 학교 시간으로 6시에 도착하게 되었다.
“Did you cry? Why? (울었어? 왜?)”
친구들의 물음에 난 또다시 이유 없는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2005년 12월 14일 수요일 오후 7:00. 학교 choir (콰이어. 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콘서트는 시작 되었고 마지막으로
우리 밴드 차례가 왔다. 어쩜 그렇게 떨리던지 숨이 차서 클라리넷을 불 수 없을 정도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환호소리와 함께 무대는 커튼
뒤에 숨었고 밴드교실로 돌아간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춤을 췄다. haha;; 호스트 아주머니와 동생은 칭찬으로 나를 맞아주었고
그렇게 우린 집으로 돌아갔다.
문득 작년 캐나다에서의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떠올랐다. 하얀 셔츠와 검은색 바지가 없어서 콘서트 1시간 전에 겨우 옷을 살 수 있었다.
쇼핑몰에서 학교까지 뛰어서 30분 거리. 버스도 차 태워줄 사람도 택시비도 없었던 나는 빗 속을 뛰어 겨우 늦지않게 학교에 도착했다. 누구
하나 보러 와 준 사람 없었지만 뿌듯하고 행복했다. 하지만 호스트 아주머니께서 집에 아이들만 둘 수 없어 데리러 오신다는 약속까지 져버리셨기에,
학교에서 집까지 적어도 1시간 걸리는 거리를 이 높은 구두 신고 걸어야 하나 생각하며 절망하고 있을 때 마침 버스가 지나가서 간신히 집에
갈 수 있었다.
“Hey, So Yeon! Look!”
호스트 시스터가 콘서트 중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두 번째 줄 가운데에 앉아 있어서 콩알만하게 나온 내 모습. 그토록 지난 크리스마스에
갖고 싶었던 내 콘서트 사진이 내 눈 앞에 있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우리 호스트 가족의 미소 만큼이나 따뜻하다.
↑ 호스트 시스터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모두들 부끄러워 하면서도 열심히 노래 부르는 모습. |
↑ 우리 밴드 콘서트 전 밴드 교실에서 대기하면서. 필리핀 친구 케일라.. |
↑ 기다리다 지쳐 쇼파에 드러 누워버린 케이트. |
↑ 엘리스와 나. |
↑ 우리 밴드에서 내가 제일 예쁜 엘리자베스 테일러. |
↑ 모두들 얘기 나누느라 정신이 없다. |
↑ “Hey, Peter! Entertain us!” (한마디로 ‘피터, 웃겨봐’ 란 소리) 라고 하자 웃기려고 최선을 다하는 피터/ |
↑ 램지. 드럼 연주. 항상 철없는 질문들로 밴드 분위기를 사로잡는… ㅋ |
↑ 케이트. 아까 누워있는 사진 찍었다고 따지러 옴. ㅋㅋ |
↑ 램지와 크리스트 뽀뽀~/ |
↑ 스쿨버스 친구 세라와 자주 보지만 이름은 모르는 남자애. (-ㅁ-; ) |
↑ 첼시와 필리핀 걸 케일라. |
↑ 리디아. 밴드에서 가장 친한 친구. 사진 찍기를 계속 거부해서 결국 몰래 찍었다. 리디아 아주머니랑 우리 아주머니랑 친하셔서 학교 밖에서도 자주 만나 많이 친해졌다. ^^ |
↑ 호스트 가족이랑 크리스마스 light 로 장식 된 거리를 드라이브하러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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