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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stories from Haniedu students  


제목[12기 - Ohio이예나/글2]
작성자이예나 등록일2006.01.10 13:48 조회수4,291
안녕하세요? OHIO 주에 있는 제 12기 통신원 이예나입니다.

와! 벌써 2005년이 지나가고 2006년이에요. 처음으로 저희 가족과 멀리 떨어져서 맞는 새해라서 더 새롭네요. 미국에서의 생활도 벌써 4개월 반이나 지나가고 있어요. 새해를 맞으면서 그간의 생활들을 새삼 다시 돌아보게 되네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 4개월 반이었고, 앞으로도 또 많은 일들이 일어날 4개월 반이 남았구요. 남은 4개월 반이 또 얼마나 정신없이 지나갈 생각을 하니 정말 시간을 붙잡고 싶을 정도라니까요!^-^

먼저, 이번 2006년은 정말 난생처음으로 저희 가족 없이 저 혼자 맞는 새해였구요, 또 난생처음으로 TV를 보면서 맞는 새해가 아니라 교회에서 맞는 새해였어요. 토요일 밤 9시부터 교회에서 사람들이 음식을 들고 몰렸답니다. 한 시간 가량 사람들이 들고 온 음식을 먹고 나서 어른들은 church hall에서 둘러 앉아 게임을 했고 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은 fellowship hall에서 남은 음식을 먹거나 가져온 게임을 하고 놀았답니다. 11시 반쯤에 모두 2층으로 올라가서 찬송가를 부르고 Pastor의 연설을 듣다가 다들 앞으로 나가서 손을 잡고선 커다란 원을 만든 다음에 기도를 하면서 새해를 맞았어요. 정말 색다른 새해맞이였죠!



Chuch Hall에서 둘러앉아 게임을 하는 어른들


서로의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기도를 하는 교회 사람들(사실은 말이죠, 돌아보고 있는 Pastor를 보면 아시듯이 제가 사진을 다 찍을 때까지 기다려준다고 해서 그냥 자리잡는 순간이었어요.)

2005년은 정말 제 인생 중에서 가장 많은 일들이 일어난 한해 같아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반대하는 아빠 몰래 SLEP test를 본 것부터 해서, SLEP test 결과가 생각보다 잘 나와서 장학금을 받은 것, 그나마 약간 나아진 아빠의 눈치를 보며 교환학생 강의 등을 들으러 다닌 것, 결국 막무가내로 우겨서 아빠를 포기시킨 일, 눈 빠지게 기다리다가 8월 초 중순에 host family 배정 받고 춤춘 일(엄마가 많이 서운해 했지만 말이에요. 엄마! 미안해!), 친구들, 학교, 친척들한테 거의 떠나기 전에 얘기해서 충격 줬던 것, 비행기 타기 전에 펑펑 우는 엄마 앞에서 씨익 웃어준 일, 국선 비행기에서 한잠도 안 자서 미국 국내 비행기에서 미친 듯이 잔 일, host family들이 커다란 name card를 들고 나 기다려 줬던 일 등 그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난 뒤에 지금처럼 미국에 도착을 했고 또다시 정신 없는 4개월 반을 보냈죠.-_-

정말 지금 되돌아보면 참 대담하구나 싶은데 정말 그 때는 아무렇지 않게 한 일들이 많아요. 9개월 간의 교환학생 준비를 마치 3박 4일 수학여행 가는 기분으로 준비한 일, 비행기를 타는 일 등 공항에서의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잘 해낸 것,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 날 마치 소풍 가는 것처럼 가서 즐기고 온 일 등 말이죠. 운 좋게도 저는 아직까지 home sick도 안 걸리고 인종차별이란 것에 아파한 적도 없을 정도로 아주 잘 지내고 있답니다! 이렇게 잘 적응을 하게 되기까지는 host family의 도움이 아주 많았죠. 저의 host family는 host dad Gary(70), host mom Cheryl(36), host sister Alisha(16), host sister Jackie(14)랍니다. 저의 host mom Cheryl은 church secretary여서 보통 미국 엄마들과는 다르게 엄격한 편이면서도 저를 처음부터 엄청 따뜻하게 대해주셨어요. 그리고 host sister들은 저에게 먼저 편하게 대해주어서 훨씬 빨리 적응을 하게 해주었죠. Host dad Gary는 항상 뒤에서 묵묵히 봐주시는 편이었죠.

저의 Host family는 교환학생인 만큼 미국의 문화를 제대로 알고 가야 한다고 해서 저를 위해서 일부러 많이 움직인답니다. 정말 감사드리죠. 미국에 온지 약 2개월쯤 되었을 때, 교회에서 아는 분이 돌아가셨는데, 엄마Cheryl이 장례식을 한번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고 일부러 학교도 빼먹고 같이 장례식을 보러갔답니다. 그 분이 생전에 navy에서 높은 지위에 계시던 분이어서 navy에서 직접 와서 성조기도 접어서 관에 넣어드리고, 총도 쏘고, 연설도 했답니다. 정말 영화에서가 아니면 직접 보기 힘든 장례식이었죠. 미국에서는 funeral house라고 해서 돌아가신 분을 관에 넣어 놓고 사람들이 그 분을 직접 보고, 가족들에게 위로를 하는 곳이 있어요. Host mom Cheryl이 돌아가신 분을 직접 보고 싶지 않으면 보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저희 나라에선 흔하지 않은 경험에 선뜻하겠다고 죠. 그런데 그분을 알지도 못하는 데 직접 보고 나니까 왜 그렇게 눈물이 나려고 했는지 정말 괜히 슬퍼지더군요. Host mom Cheyl이 계속 걱정을 했는지 괜찮냐고 물어주셨죠. 학교를 빼먹고 월요일에 진짜 장례식이 있었죠. 그 분의 관을 장례식 차에 넣고 모든 장례식에 간 손님들이 그 차를 따라갔죠. 장례식에 포함된 사람이라는 뜻에서 차 위에 깃발도 꼽고 깜빡이도 켜놓고 따라가니까 반대편에서 가던 차들이 다 멈추더군요. 돌아가신 분에게 경의를 표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장례식 행렬은 빨간불도 그냥 지나간대요. 정말 색다르죠!



돌아가신 분에게 인사를 드리는 navy분들.

또 holloween 때는 요즘은 미국에서 오래된 전통에 가깝다는 jack-o-lantern을 저 때문에 일부러 만들었답니다. 직접 pumpkin가게에서 원하는 pumpkin을 구하고선 집에 와서 숟가락을 들고 속을 직접 팠죠. Jack-o-lantern을 할 때 쓰는 호박은 좀 더 둥그렇고 크더라구요. 먼저, 호박 안을 볼 수 있게 Host mom Cheryl이 호박에 뚜껑을 만들어 주고선 손을 집어 넣어서 속을 다 빼내고, 나중에 숟가락으로 속을 박박 긁어 다 해결을 했죠! 그리고 속이 비워진 호박 겉에 매직으로 원하는 design을 그린 다음에 칼로 그 모양대로 팠답니다. 각자가 전통적인 Jack-o-lantern의 얼굴모양을 하지 않고 저는 shreck, Jackie는 donkey, Alisha는 자기의 손 모양을 파서 host mom Cheryl이 실망을 하긴 했지만 미국의 전통을 느끼기엔 정말 충분한 경험이었죠. Alisha가 호박을 밖에 놓아두면 가끔씩 holloween이 끝나고 짖궂은 동네 아이들이 와서 호박을 바닥에 던져서 망가뜨린다고 하더군요. 근데, 바로 그 다음날 누군가가 Jackie의 호박을 holloween 전에 망가뜨렸죠.
Thanksgiving날에는 한번도 Turkey를 먹어보지 않은 저를 위해서 mom Cheryl, garandma Jeanie, grandpa Jim이 갖가지 Turkey 요리를 해줬구요. 그리고 이건 제가 몰랐던 풍습인데, turkey의 갈비뼈를 wish bone이라고 부르는데 그걸 한쪽에 한 사람씩 잡고 소원을 빌면서 부러뜨리는데 큰 쪽을 잡은 사람의 소원이 이루어진대요. Cousin Jennifer가 저한테 wish bone을 양보하겠다고 해서 grandpa Jim이 wishbone을 찾다가 실수로 부러뜨리셨답니다. 나중에 Christmas break에 찾아갔을 때 저를 위해서 다시 wishbone을 구해 주셨죠!

Christmas 때는 한번도 진짜 Christmas 나무를 써보지 않았다는 저를 위해서 진짜 나무를 구하기 위해서 일부러 온 가족이 움직였죠. 직접 가서 나무를 구하고, 직접 나무를 꾸몄죠.



real Christmas tree를 구한 곳이랍니다.

처음에는 Gary랑 Cheryl을 dad. mom이라고 부르는 것이 참 힘들었죠. 보통 Gary랑 Cheryl한테 말을 하지 않고 Alisha를 통해서 말을 하거나 눈이 마주칠 때까지 기다렸던 경우도 있었죠. 계속 You라고 하기도 그렇고 해서 약 1개월 하고 반이 넘었을 때 용기를 내서 mom, dad라고 불렀죠. 맨 처음에는 자기들도 놀라워하다가 다음부턴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9month daughter로 매우 잘 지내고 있죠. 가끔은 먼저 말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하기 싫은 일이 있어도 ‘용기’를 가지고 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제 주위에도 exchange student가 많은데 진짜 Host family한테 mom. Dad란 호칭을 쓰는 아이들은 많이 없어요. 어떤 아이는 Host family가 그렇게 불러도 된다고 했는데 싫다고 한 아이도 있고, 그냥 YOU나 이름을 부르는 경우도 있죠. Host family가 원하지 않는 게 아니면 가끔은 먼저 딸/아들 처럼 다가가는 것도 좋아요. 그럼 10개월을 훨씬 더 잘 보낼 수 있죠.

저는 운 좋게 Alisha와 Jackie가 저를 먼저 친구처럼 대해줘서 훨씬 더 빨리 적응을 할 수 있었답니다. 학교 생활에 대해서는 Junior인 Alisha가 많이 도와줬죠. 다른 방면에선 Jackie가 많이 도와줬죠. 미국의 card game등 여러가지 게임들을 같이 하면서 배우면서 엄청 많이 친해졌구요.
Alisha는 정말 첫째답게 책임감도 있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고등학생이죠. 학교에 가기 전에 과목을 정할 때도 어떤 과목은 어떻고, 선생님은 어떤지 미리 알려줘서 엄청 많은 도움이 됐죠. 그리고 제가 오기 전부터 이미 학교에 제가 온다고 얘기를 다 해놔서 사람들이 저를 먼저 알았답니다. 심지어 Jackie가 다니는 중학교에서도 애들이 저를 알았다니까요! 남동생만 있던 저는 여기서 소원대로 언니와 여동생을 얻고 매우 재밌게 지내고 있죠. 동생! 누나가 너무 재밌게 사니까 외로운 동생한테 너무 미안하다! 누나 맘 알지?ㅋㅋ



Jackie, 저, Alisha와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한 컷!

엄마, 아빠, 동생과 떨어져서 처음으로 맞는 제 생일날. 아침부터 아무도 저에게 제 생일이라고 그다지 들뜬 분위기가 없더군요. 허탈한 기분으로 학교를 가니까 그나마 학교에서 애들이 다들 복도, 교실에서 “HAPPY BIRTHDAY! YENA!”라고 외쳐주고(정말 질리도록 들었답니다.), 선물이랑 카드도 많이 받아서 기분이 나아졌지만 집에 돌아오니까 뭐, 그냥 그런 평범한 날 같더군요. Alisha랑 mom Cheryl은 집에 있지도 않고. Jackie랑 그냥 집 밖에서 걸어 다니다가 오니까 dad Gary가 7시에 Cheryl이 온다고 하더군요. 2시간을 그냥 꿀꿀하게 보내다가 mom이 와서 차를 타고 밥 먹으러 가기로 했죠. 근데 mom이 막 오늘이 제 생일이었냐고 엄청 놀라더라구요. 정말 기분이 팍 상해서 아무 말도 안하고 식당에 갔는데, 이게 왠일?? 교회사람들이 모두 저를 위해서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HAPPY BIRTHDAY! YENA”를 외쳐주면서 말이죠. 와! SURPRISE BIRTHDAY PARTY였죠.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SURPRISE PARTY를 여기서 받으려니까 정말 고맙더라구요.


아직까진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Homesick도 한번도 안 걸리고 인종차별이란 것에 아파보지도 않고 말이죠. 너무 잘 지내서 엄마랑 아빠랑 남동생에게 미안할 정도로요.
엄마! 아빠! 동생! 정말 미안해!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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