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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통신원글

Live stories from Haniedu students  


제목[12기 통신원 - Kansas원유진/글3]
작성자원유진 등록일2006.01.24 16:38 조회수4,049
축제/파티



저희 학교 마스코트인 Hornet(꿀벌)이예요.

안녕하세요! 황량한 캔자스의 겨울을 꼼질꼼질 나고 있는 12기 원유진입니다:P
여기는 그 파랗던 들판이 색이 다 바래버려서 쫌 쓸쓸한 느낌이예요. 아유 넓기는 또 얼마나 넓은지. 가도 가도 끝이 없다니껜요. 그나마 아주 잠도 못들 정도로 춥던 날씨가 크리스마스 1주일 전에 딱 오르면서 눈을 다 녹여 버린 후, 그대로 내려가지 않고 있는 상태라 해는 쨍쨍한데요. 예쁜 겨울 옷 못입는 거 그거 하나는 쬐끔 아쉽네요.

오랫동안 고대하고 있던 크리스마스가 벌써 지나고. 새해가 왔다는 건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요.;;;

제가 그동안 게으름 피운 것에 대해선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만..( ..) 저도 즐겁게 명절을 보내고 자랑스럽게 통신원 글을 쓰고 싶었어요.ㅠㅠ 제가 8월에 떠나는 프로그램을 택했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그거였죠. 할로윈,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이브 등등... .일단 좀 적응해놓고 보면 아주 신날 것 같은 날들이 얼마나 많이 겹쳐요. '일년 안되는 짧은 시간 즐겁게 놀다오라' 하시는 아버님의 분부에 따라 요란스럽고 떠들썩하게 지내기를 고대했는데, 호스트 가족들의 친척들만 간소히 모여서[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ㅠ.ㅠ]점심을 배불리 먹고, 제 또래[래봤자 호스트 자매들]들은 모여서 영화를 보고, 부른 배가 안꺼져 저녁을 굶고 일찍 쉬는, 그렇게 조용한 날들이었죠.

뭐 물론 시골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지루하게 산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근데 제가 받은 인상은 조금은 그랬답니다. 상대적으로 놀거리가 좀 적기도 하죠( ..)... 게다가 저희 가족들이 그다지 잔치족 타입이 아니걸랑요. Which is, 저에겐 큰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점이지요. ㅠㅠ

음 그래도 솔직히 많은 파티에 가봤습니다만 워낙 몇명 모여서 간식먹으면서 영화보는 것도 파티라고 불러서 말이죠
그래서 통신원 글 쓸게 없다고 징징대는 저에게 '그럼 니가 지금까지 겪어봤던 파티 다 모아서 쓰던지'라고 아이디어를 준 엄마 땡큐!

이 아래엔 특별히 재밌었다고 생각하는 이벤트만 몇 개 써볼게요.

Welcoming party <사진 자료 없음>

저는 얼핏 착각하고 사는 게 있는데, 가끔 심심하고 할 거 없을 때 왠지 처음부터 그랬던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시간이 아주 번개처럼 빨리 가기는 가는데 일상의 하루 하루는 여유롭고, 제가 외부인이라는 느낌보다는 정말 여기에 생활에 동화된 느낌이랄까요? 지금은 정말 적응을 많이 했죠. 그치만 아주 기억을 잘 되살려 보면 외향은 외향이라고 처음 왔을 땐 그렇지가 않았어요. 지금에야 절대 조용히 안 있습니다만 다섯 달 전에는(헉 벌써 그렇게 됐나-.-;;)뭐 말을 할래도 화제가 없고 화제가 있어도 떠듬대고 그런 저를 위해 사랑하는 제 호스트 여동생(라기보다 친구) 미셸이 열어준 파티는…
*
그 날은 미셸이 아침부터 바쁘게 여기저기 전화를 하대요. 수화기 앞에 놓여져 있는 종이에는 마이카, 마릿, 캘시… 친구들의 목록이 있었죠. 네, 미셸이 제 환영 파티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랍니다.♪
그 날은 아직 학기는 시작 안했지만 배구부에서 첫 연습이 있었어서 저녁시간에 열린 파티에 온 얼굴 중엔 낯익은 얼굴도 많이 있었죠. 저는 나름대로 기대도 많이 하고 선물로 가져간 가져간 전통 열쇠고리라던가 이런것도 온 모두에게 주려고 포장해 놨었는데 어색함 때문에 그냥 넘어가고 말았어요. 음...(열심히 짱구 굴려서 회상중) 지금은 저도 '미국심'이 알게 모르게 밴 건지 봐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치지만, 그 날은 나름대로 문화 충격을 많이 받은 날이었죠. 그 난장판이란, 남녀는 엉켜있고… 그러는 친구들이 엄청 어른스럽고 커보였는데 파고들면 얘들요, 늙어보이긴 해도 속은 더 애랍니다. 파티는 그닥 잘 굴러가지 못했는데요, 미셸은 영화를 보려는 취지였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고 두 개 있던 디비디 중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고를 수가 없었던 거예요. 미셸은 "I'm a horrible hostess(나는 끔찍한 여주인이야)"라면서 좌절하고, 어쨌든 제가 주인공인 파티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 어색하고 뻘쭘한 나머지 그닥 어필하지 못한 저였습니다. 그 날 모두가 돌아간 다음, 미셸의 가장 친한 친구인 Raelynn이라는 아이가 머물게 되었는데 둘이서 "마이카랑 에릭 너무 멋지지 않니?" 하고 속닥거리는 걸 듣고 "엑! 징그러!" 라고 소리질렀던 기억을… 지금 떠올려보니 참 재밌네요. 음 왜 한국에서는 여자처럼 이쁘장한 남자들을 꽃미남이라고 해서 좋아하는 거 있잖아요? 여기서 그러면 게이 취급 당합니다. -.-;;(꽤 큰 욕) 어쨌든 미국여자애들은 거인을 좋아하나? 라며 나름대로 충격에 빠졌는데, 지금은 저도 에릭이 어찌나 멋져보이는지. 꺄악!♥

-제가 가보거나 들었던 대부분의 생일파티를 대표해서 Kirsten's birthday party<사진 자료 없음>

컬스틴. 그녀에 대한 전반적인 평을 들어보자면 이렇답니다. "Interesting"
지금 현재 8학년이라 하이스쿨러는 아니고 jr high에 다녀요. 아주 가늘고, 이쁘고, 그런데도 걸걸한 목소리와 터프한 성격을 가진 아이.(하긴 목소리마저 공주였다면 얼마나 얄미웠을까.( ..);;) 또래의 거의 모든 남자애들은 남자친구로 두어봤던 경력을 가졌지만 여자애들은 모두, 심지어 그녀의 가장 절친한 친구들까지 조금씩은 질투하면서 하이스쿨 여자아이들에겐 그녀가 들어오는 내년을 두려워하도록 만드는 아이래죠. (미셸이 컬스틴의 아주 친한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컬스틴이 하이스쿨에 안왔으면 좋겠다고 했을 정도로, 남자친구 만들 찬스가 없어진대나) 어쨌든 제가 도착하고 나서 가장 먼저 갔던 파티-웰커밍 파티보다 더 먼저-가 그애의 생일파티였어요. 학교 바로 앞에 있는 그애의 큰 집에 저는 왜인지도 모르고 미셸을 따라갔다가 Raelynn이 만들어온 케이크를 보고서야 그게 그애의 생일 파티였다는 걸 알았죠. 그 날 저희는 영화를 보고, 서로 얼음을 던지고, 사진을 찍으면서 보냈어요. 두루 인기많은 아이답게 아주 많은 아이들이 왔는데요, 그날 천사를 가장하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겼습니다만 개학날의 뻘쭘함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지요. ㅠㅠ jr high는 jr high 끼리, high school은 high school끼 주로 어울리게 되기 때문에 저는 새로 하이스쿨에서 친구들을 쫙 다시 사겨야 했습니다.


Holloween



1. 학교에서 가장 독특한 패션감각의 소유자 마릿. 다들 괴물분장을 했던 이 날 혼자 마릴린 먼로가 되는 센스!
2. 친한 친구 다비나. 무섭지 않나요?^^

이날도 참 …시시하게 보낸데다 사진도 별로 안 남겨놔서 아쉽습니다만(ㅜㅠ)어쨌든 저는 그날 학교에 한복을 입고 갔었습니다. 마녀 분장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도무지 쇼핑을 갈 기회가 없어서리 ㅡ.ㅡ;;;그날부터 남자애들이 자꾸 장난으로 저를 야오밍이라고 부르곤 합니다만,,,저는 ‘가장 창의적인 의상’면에서 1등을 해서 심사의원들한테 초콜릿바+파워에이드를 받았구요, 그 외 다른 종목은 ‘가장 무서운 의상’,’가장 우스꽝스러운 의상’ 등이 있었는데 가장 우스운 의상 상을 치어리더 복장을 한 세 11학년들이 차지하는 작은 사건이 일어났었지요. 원래는 셋 다 약간 보이시하게 다니거든요. 저희 심사의원들 정말 심술궂죠, 사실은 셋 다 정말 이뻤습니다

*
할로윈의 꽃 trick or treat, 이 그룹과 만났다가 저 그룹과 만났다가 헤어졌다가 하며 동네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통금 시간이 있어서 그리 많이 즐기지는 못했어요. 그 때 당시엔 생각했던 것보다 요란하지 않아서(오히려 점잖았지요) 조금 실망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대체적으로 즐거웠습니다. 가끔 골목 사이에서 가면을 쓰고 튀어나오는 남자아이들 땜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때도 있었지만요.


From Volleyball

음 제가 지금은 농구 시즌이라 농구부입니다만 지나간 배구 시즌을 생각할 때마다 '그 때 참 좋았지'하면서 늙은이 같은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여자아이들에겐 가장 만만한 스포츠라서 팀원이 엄청 많았고, 그래서 저는 Junior Valsity(덜 잘하는 팀 쉽게 말하면 못하는 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뛸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만약 제가 배구부에 안 들었었더라면 지금까지 사귄 친구의 반은 없었을꺼라고 생각하면 배구께(??)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에구 말이 이상타

어쨌든 저희 헤드 코치는 제 생물 선생님이셨는데요 저번에 한번 언급했지만 아무도 기억 못하실테니까 다시 얘기할께요.
50을 넘기셨지만 10년은 족히 어려보이는 용모와 체력을 가지신 분, 지금의 농구부가 팀웍과 실력을 직결시하는데 비해서 배구 코치셨던 이분께서는 'The most import thing is having fun'이라며 팀을 끌고 여기저기 외식도 많이 다니셨었죠.



저희 마을에는 레스토랑이란게 거의 없어서 '외식'이라고 했다 하며는 무조건 다른 마을로 나간다고 봐야 돼요.
30분쯤 걸리는 Scott city 피자헛, 여자애들 열대여섯 명쯤 있었는데 피자를 일곱판이었는지 열판이었는지 해치웠었습니다... 저 혼자만 일곱 조각은 먹은 것 같애요 -.-(자 여기서도 문화 차이를 느꼈습니다. 다 먹은 담에 누구 배가 제일 큰가 콘테스트가 열렸거든요)


코치 댁에서 스파게티 파티 했을 때, Hot tub(대충 사진 보면 뭔지 아시겠죠?^^;)에서 푹 익어가는 저와 친구들. '임신한 배 콘테스트'는 늘상 있는 행사.
두번째 사진에서 즐거워하는(망가져가는)저 좀 보세요 ㅎ


친구 maggie와 함께. 이날은 지나간 배구 시즌을 기념하고자 가까운 옆동네 중국 음식점으로 팀원 모두가 외식을 갔었어요. 사진이 작아서 잘 보이나 모르겠지만 뮤지컬 연습에서 바로 가는 바람에 둘 다 무대화장이 찐하죠? ㅎ(근데 매기는 평소에도 저렇답니다 -.-)


잊고 지나갈 수는 없죠! 크리스마스


이게 참 많이 뒷북이긴 하지만 그래도 넣긴 하겠습니다.(<-;)

비록 별 신통한 것 안하고 보냈다곤 해도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죠. 게다가 미국인걸요. (음 사실 크리스마스 전 한달간이 크리스마스 당일날보다 더 스릴 있었던, '배보다 배꼽이 큰' 기간이었습니다만)
원래 제 머릿속엔 크리스마스=노는 날 정도로만 입력되어 있지만 여기선 예수님 탄생일을 축하한다는 좀더 진지하고 성스러운 이유의 명절이기 때문에 기독교 신자인 저희 가족들도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할로윈 때는 아이들이 trick or treat하러 못 오게 아예 집 전체에 불을 꺼놓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셨던 저희 호스트 부모님이셨기에 저는 더욱 '아 이거 진짜 큰 날이구나.'하고 실감하게 됐죠.



전구에 뭔가 이상이 있어 고치는 미셸

일단 추수감사절 분위기가 끝나자 마자 다운타운(조그만 저희 마을에서 그나마 상점들이 좀 늘어서 있는 거리입니다만 일단 저렇게 불리웁니다)에 크리스마스 라이츠를 쫙 켜놓는 걸로 잔치기간 시작!했죠. 그 행사가 있던 날에 저&호스트 여동생 미셸은 공짜 핫코코&핫도그를 얻어먹으러 나갔습니다만 그걸 이번 해에는 안한다더군요;; 그래서 저는 제길슨제길슨하고 외치고 싶었지만 친구들인 캘시&데릭을 만나서 그 날 하루 얼마나 즐겁게 보냈는지 몰라요. 소방차 같은 걸 아이들이 타고 동네를 돌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저희 고등학생 무리는 조그만 애들을 비집고 세 번이나 그걸 탔었습니다. -ㅅ-;;;;



이게 그 날인데 사진을 잘 못찍어서 실제만큼 예쁘지가 않네요;ㅠㅜ

그 날 부터 밤마다 다운타운에는 불빛이 환했어요. 집집마다 크리스마스 장식해놓는 것도 별미죠.(근데 저희 마을에는 그렇게 눈에 띌 정도로 예쁘게 해놓은 집은 별로 없었습니다. 도시로 출근하는 간호사신 저희 호스트 맘께서 언제 절 데리고 도시가 12월 밤에 얼마나 예쁜지 보여주시겠다고 했는데 결국 못 갔습니다 ㅠㅠ) 뭐 거리마다 울려퍼지는 캐롤♪ 이런건 아니었지만(워낙 학교&집만 통학하는 생활이다 보니)밤에 차타고 집에 가는 길에 그 거리를 지나가면 아 이런 게 묘미지. 하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마음이 다 따뜻해지는 기분. 그거 내년에 또 보고싶을텐데 아쉽네요 ㅎㅎ



호스트 자매들을 졸라 동네 안에서 크리스마스 투어를 했습니다, 진짜 신기한 거 많았는데 저 사진 잘 못찍어서요 ㅠㅠ


FCA(학교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크리스챤 모임)에서 크리스마스가 빠질 수가 있나요. 방학 전 마지막 모임에서는 비밀 산타를 했었는데요, 바꾸고 바꾸고 또 바꿔서 저는 산타 모자를 받았습니다*-_-*

크리스마스 당일엔 이러고 지냈습니다.

1. 한달동안 트리아래 쌓여온 선물을 드디어 개봉하는 아침!! 모두들 일찍 일어났죠. 꽤 지난 담이라서 그 때의 감동은 사라졌지만 정말 선물에 '파묻혔'었습니다. 하긴 제가 가족들 선물 산것만도 15만원쯤 나왔는걸요...=.= 왼쪽이 저, 호스트 아빠, 두 자매들, 맨 오른쪽엔 먼데서 대학교에 다니는 오빠 '토니' 그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허전함이 얼마나 큰데요 ㅎ

2.칠면조를 자르고 계신 호스트 아빠. 미국에선 미리 잘라진 것(??)사먹지 않고 주로 저렇게 통째로 요리한답니다.

3.차타면 2분 걸리는 곳에 살고 계신 호스트 할머니네, 역시 동네 곳곳에 살고 있지만 한 번도 본 기억이 없는 친지분들이 모였습니다.(근데 저..주변 환경하고 정말 매치 안되네요 -,-;;;)

4.자 배부른 하루의 마무리는 카드 게임으로.♪

이건 크리스마스 후속편, 이랄까…

그애가 전학갈 때 미셸이 펑펑 울었다는 미셸의 친구 브리트니가 먼 텍사스에서까지 납셔서, 명목상은 미셸&브리트니의 생일파티+크리스마스 파티 였지만 실질상 그냥 모여서 놀았습니다.(간단) 미셸이나 브릿이나 생일은 2월에 있습니다만 그때까지 서로를 언제 또 볼지 몰라서 그냥 앞당기고+합쳐서 했죠.

그래도 파티는 파티라고 Ness city란 곳까지 나가서 피자플러스란 데서 피자를 먹었는데요. 여기서 전에 한번 깨진 경력이 있는 트레버와 에이미가 다시 합치는 경사적인 사건이 이 날 일어났죠.

*첫번째사진은 피자플러스에 있는 쥬크박스 앞에서 빈둥대는 친구들입니다. 마지막 발라드 송에는 주변의 시선도 무시한 채 여덟명이 얼싸안고 슬로우 댄스를 췄대나 뭐라나
*아무리 여자애들만 있다지만 너무 망가지는 저희…맨 마지막 사진에선 누구 엉덩이가 가장 큰가 비교하는 중이었다죠..

New year's eve

 



새해 되기 몇 초 전에 찍어달라고 했던, 2005년의 마지막 모습

새해 이브, 이 날의 묘미는 항상 밤을 새는 거라죠. 이 날은 먼데서 잠깐 놀러온 미셸의 사촌 애비가 와서 자고 갔는데요. 영화를 한 세 편쯤은 본 것 같습니다.(<-늦게까지 깨있으려고 -.-;) 시차 때문에 12시에 있어야할 카운트다운 라이브를 보는 게 여기선 11시 무렵이었는데요, 뉴욕의 활기차고 떠들썩한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는 정말 저기에서 카운트다운을 해야지란 다짐을 했죠. 과연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 후후후

[참 결국 1시쯤엔가 골아떨어지고 말았대죠]

 



1. 분위기 내 봤답니다, 사과쥬스지만.
2. TV 라이브 in 뉴욕

'진짜' 파티란 이런 것?! Joanna's birthday party<사진자료 없음>

이번에는 'party party(진짜 파티)'라고 불리우는 파티에 대해서 잠깐만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얘기했던 파티는 실은 주로 어린애들 파티예요. 미국에서 파티다운 파티라고 하면 알코올이 들어간 파티죠.

*
조애나는 저와 Choir를 같이 듣는 12학년생인데요, 키가 아주 작아 저랑 공감대를 형성했죠. 처음에는 대화할 일도 별로 없고 그 애가 스포츠부에 있는 것도 아니라서 별로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저를 아주 귀엽게-_-;;여기기 시작하더군요. 조애나의 말에 따르면, 자기를 즐기게 해준다나 뭐래나.(이게 다 제 발음이 웃겨서 유래된 소립니다만 ㅠㅜㅜ) 나는 장난감인가…orz;;;

그리고 나서 저는 그녀의 생일파티에 초대됐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거절할 수 밖에 없었죠. 음 그 전에, 저희 가족이 엄청 경건한 기독교 신자라는 말은 했었죠. 그래도 호스트 자매들인 미셸/마리앤이 친구들의 음주에 대해 경멸조로 얘기했을 때도 저는 솔직히 그냥 넘겼습니다. 아무리 그런 얘기를 들어도 친구들에 대한 저의 사랑을 바꿀 수는 없었죠 -.-;; 왠지 술 마신다고 해서 인간성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술 안마시고 성격 드러운 애들보다 낫지 라는 생각이 깊이 배겼달까? 그렇다고 제가 마시고 싶어했다는 건 아니구요.<; 그런저런 이유들로 해서(알콜&담배&운전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서 금지하는 규칙이기도 하지요) 저는 일단 알코올 파티냐고 물어본 후에 그렇다는 대답을 듣고 그럼 못 가겠다고 대답했어요. 조애나도 "하긴 너 로렌스 가家에서 사니까…" 라고 납득.
그런데 제가 정작 놀란 일은 후에 일어났죠. ㅡ.ㅡ; 미셸&마리앤이 부모님께 비밀로 하고 파티에 가기로 결정한 거예요.

Michelle:솔직히 이제 나도 고등학생 됐으니까 지금이든 나중에든 이런 거 경험은 해봐야 되잖아? 그리고 나는 지금 하고 싶어. 그래도 술은 절대 안마실꺼야. 내가 따로 물병 갖고 가서 그거 마실꺼야.

얌마 너 사실은 가고 싶었던 거였잖아!;

그래서 저는 반강제로 따라가게 된 거나 마찬가지였다구요.
하지만 저는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ㅡ.ㅡ; 일단 조애나가 "Welcome ladies"라고 반기는 창고 안으로 들어가자 연기가 자욱하고 담배 냄새는 코를 찔렀죠. 아악 이 냄새 싫어 ㅠㅠ 쇼크를 받은 마리앤은 그 길로 집으로 돌아가 버렸구요, 저는 그 곳에서 잠깐 피신해서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여기서는 술 파티가 일어나고 있더래요. ㅡ.ㅡ;;;; 주변 모두가 '젤로 샷'이라고 불리는 걸 권했는데요, 이게 젤리는 젤리인데 알콜이 함유된 젤리랍니다. "Come on, You're not gonna get kicked out. We won't let you(얼른! 이거 땜에 쫓겨나는 일은 우리가 없게 할게)"

저는 제 도덕적 양심과 규칙을 거스르는 일은 하지 않았구요. ㅜㅠ(맹세할 수 있습니다) 같이 웃고 떠들던 친구들의 새로운 모습도 낯설었구요. 조애나가 저를 끌고 다시 창고로 갔습니다. "지니(제 원래 이름인 유진이 여기선 남자 이름이라서 저렇게들 부릅니다), 우리 아빠가 널 보고 싶어하셔" 그래서 만난 조애나의 아빠는 엄청 멋진 분이셨죠. 근데 저는 부모님이 다 계신 집에서 다들 술에 쩔어서 파티를 여는 게 희한하게 느껴져서, 조애나의 아버님께 "딸이 술 마셔도 괜찮으세요?" 라고 여쭸더니 아저씨가 한숨을 쉬시면서 "내 감시 아래서 저러고 노는 게 낫지, 어디 먼 데서 차타고 돌아다니다가 사고라도 일어나면" 라고 하시대요. 음 조금 납득이 가기도 -.-;

자 이제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께 다 이른 마리앤 때문에 저와 미셸은 그 곳을 떠나야 했습니다. 계속 코막고 앉아만 있는 저를 걱정스럽게 돌아보면서 "집에 가고 싶으면 나한테 얘기해 데려다 줄게"라고 하던 친구들에게 찡하고 고맙기도 했죠. ㅠㅠ(뭐 우정을 느끼기에 이상한 장소였던 건 압니다만..-.-;;)

미셸이 미리 친구인 메간네서 자고 가기로 조치를 취해놨었기 때문에 비록 부모님이 알게 되시긴 했지만 저희는 예정대로 메간네로 향했어요. 하지만 담배 냄새가 뱄을까봐 셋이서 추운 밤에 동네 한바퀴 돌았던 건 잊혀지지 않네요.
메간은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엄마네서 살지만요 주말마다 아빠네로 가는데, 메간 아빠도 멋진 분이시죠

Michelle: 우리 파티 가서 술마시고 취했던 거 알아요?(장난으로)
Nate(메간의 아빠): 남자 친구들은 좀 사겼고? (맞받아서)

메간 아빠께서 결코 딸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게 아니구요 그런 장난이 딸을 믿고 있어서 나왔다는 게 팍팍 느껴지더라구요. 저도 파티 가기 전에 비록 호스트 부모님께는 말씀 못드렸지만 한국 부모님한테 그런 파티에 가야되는 것 같은 상황인데 어떡하냐 라고 물었더니 "니가 알아서 잘 처신할 거는 아니까 술 애들이 권해도 안 마시는 거 알지?" 라고 하셨었거든요.
그.러.나 저희 호스트 부모님의 반응이 걱정이었죠. 다음날 집으로 돌아간 저희에게 호스트 부모님은 다행히도 썩 내켜하시는 눈빛은 아니었지만 한숨을 쉬시면서 '너희들이 멍청한 짓 안했을 거는 알고, 다음부터는 다시는 하지 말아라' 라고만 하시더라구요.

이걸로 일단락 됐습니다!
그 때의 홀가분한 기분이란. 그 다음부터 저는 그런 파티에 가지 않고 친구들도 그런 곳엔 저를 부르지 않지만요(파티했던 얘기를 맨날 해주긴 합니다만) 제가 이 경험에서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 때 거기 안갔더라면 아직도 친구들의 많은 면을 모르면서 다 안다고 자부하고 있었겠죠. 그리고 솔직히 재미도 좀 있었긴 해요(소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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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웅…이걸로 제가 지금까지 겪어 본 축제/파티는 대강 쓴 것 같네요. 이래놓고 보니까 저도 꽤 즐거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군요! 하루하루가 축복이란 거 맞긴 맞죠? ㅎㅎ 홈커밍이 있었긴 한데 그건 여기에 포함시키기엔 너무 기니까 다음번 홈커밍 때 따로 쓰도록 하겠습니다.:P

애구 졸립사와요; 어쨌든 남은 기간도 열심히 하고 더욱 부지런해 질게요. 모두들 안녕!:)

+보너스

언제였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교회 사람들끼리 모여서 모닥불 피우고 노래도 부르고 하는 모임을 가졌었어요.
저희 교회에서 돼지고기를 금하기 때문에 핫도그를 먹을 때 '채식주의자 고기'라는 걸로 대체해서 끼우는데요, 맛 없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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