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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8기 - Wisconsin 조현수/글3]
작성자조현수 등록일2014.04.22 11:29 조회수2,204
어느새 추억을 말하다
 
지난 번 글을 올린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순식간에 3월이 지나고 4월이 찾아온 지도 벌써 오래다. 미국 중북부에 위치한 위스콘신답게 여기는 여전히 쌀쌀한 날도 많고, 심지어 엊그젠 이제 다 그친 줄만 알았던 눈이 또 다시 내렸다. 하지만 들판이 다시 초록빛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걸 보니 봄이 오긴 오는구나 느끼고 있다.  오늘은 학교의 행사 같은 것들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학교 축제나 대회, 그리고 미국 고등학교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프롬(prom) 이야기까지!
우선 조금 오래된(?) 얘기지만 학교 축제라고 할 수 있는 홈커밍(Homecoming)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홈커밍이란 모교 방문 축제라고 할 수 있는데, 작년 10월에 있었던 행사로 일주일 내내 학교가 들떠있었다. 10월 중순쯤에 날짜를 잡고 일주일 내내, 코스프레를 하듯 요일별, 학년별로 테마를 정해 그에 맞는 옷을 입고 등교한다. 정말 일 년에 한 번밖에 안 입을 것 같은 옷들을 많이 파는데, 바로 이날이 그런 옷을 입는 날이다. 나도 나름 따라한다고 해봤는데, 다른 미국 아이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 정말 재밌게들 입고 와서 복도를 지나가다가도 절로 웃음이 피식피식 나오곤 했었다.
 



<왼쪽부터 호스트 부모님의 손녀인 10학년 리니아, 내 호스트 시스터인 멕시코에서 온 안드레아, 그리고 나. 나와 안드레아는 12학년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이 우리 학년 테마여서 남색 티셔츠에 다림질로 스티치를 몇 가지 붙였었는데, 사진엔 외투 때문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리니아는 나보다 많이 꾸민 건데, 리니아보다 훨씬 화려하고 독특하게 입고 오는 아이들이 많았다.>
 
 
홈커밍 주 금요일엔 수업이 아예 없었다. 난 당시 치어리딩 팀에 있어서 학교 뒤편 주차장에서 트레일러를 꾸몄다. 치어리딩 팀뿐만 아니라 학년별이나 클럽(드라마 클럽, 스페인어, 독일어 클럽 등등), 그리고 다른 운동팀 들도 열심히 트레일러를 꾸몄다. 꾸미고 나서 체육관에 모여 학년별로 게임을 했다. 참가자를 사전에 뽑아서 릴레이나 서바이벌 게임 같은 걸 하는데  목이 쉬어라 응원도 했다. 평소엔 잘 못 느끼던 학년별 단합을 잘 느낄 수 있는 기회 같았다고나 할까? 게임이 끝나자 다같이 오전에 만든 트레일러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행진했다. 이때 초등학생, 중학생을 비롯한 많은 마을 사람들이 나와서 구경한다. 그리고 그날 밤, 풋볼경기가 있었는데 홈커밍인 만큼 사람들이 정말 많이 오고(대부분 동네 사람들이 이 학교 출신이기도 하다), 밴드나 치어리딩도 더 화려해지고 더 잘 하려고 애썼다.
 그 다음날 토요일은 바로 홈커밍 댄스파티가 있는 날! 댄스파티는 학교에서 저녁 때 시작하지만 점심때쯤부터 친구들이랑 만나 화장하고 머리도 하면서 같이 준비한다. 준비가 다 되면 사진도 찍고 예약해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까지 먹고 학교로 간다.
 



<위 두 사진에 있는 친구들과 함께 홈커밍 그룹이었다. 전부 열 명이었는데 꽤 큰 그룹에 속한다.>
 
 


<이 사진은 학교에서 다른 교환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맨 왼쪽부터 독일에서 온 마리아, 멕시코에서 온 멜리사, 인도네시아에서 온 데스트리,
호스트 시스터인 안드레아, 나, 그리고 일본에서 온 나츠미.>
 

 
다음은, 역시 미국 고등학교 얘기하면 빠질 수 없는 프롬! 프롬은 주로 11학년과 12학년 들을 위한 댄스파티이지만 9학년이나 10학년도 위 학년에 파트너가 있다면 같이 갈 수 있다( 학년 제한 같은 것이 있다기보단 9학년이나 10학년이 상급생 없이 가면 눈총을 좀 받는다. 큰 학교 같은 경우 위의 두 학년만 해도 학생이 많기 때문에 아래 두 학년은 잘 가지 않는다고 들었다). 많은 여학생들이 이 날을 위해 드레스를 성심성의껏 고르고, 머리와 화장은 물론 손톱까지 전문가의 손길에 맡긴다. 사실 교환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에겐 드레스를 고르는 일이 쉽지 않다. 예쁜 드레스는 정말 많지만 예쁘고 화려할수록 가격이 치솟기 때문이다. 남자의 경우 많은 드레스 샵에서 턱시도 렌탈이 가능하지만 드레스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아 찾기가 아주 힘들었다. 게다가 이날 한 번 입고 말 것이니 비싼 돈 주고 사기도 쉽진 않다. 그래서 어떤 친구는 다른 선배 졸업생(예를 들면 운동코치라든가)한테 중고로 싸게 사기도 했다. 나와 내 호스트 시스터는 다행히 Becca’s Closet 이라는 곳에서 구했는데, 다른 학생들이 프롬이 끝난 후 기부한 드레스, 신발, 장신구 같은 것을 무료(!)로 나누어 주는 곳이었다. 근처 다른 학교에서 열린다는 얘길 듣고 가보았는데 새것 같이 예쁜 드레스가 많아서 다행히 잘 구할 수 있었다. 게다가 프롬 이후 다시 기부할 수도 있어서 드레스를 굳이 집까지 가져올 필요가 없다(사실 난 내 드레스가 참 마음에 들어서 다시 기부할지 말지 고민 중이긴 하다^^). 한마디로 일석이조!

아무튼 우리 학교는 프롬을 4월 초에 일찍 했는데, 친구들이랑 같이 준비하고 사진도 찍고 참 즐겁게 보냈다. 홈커밍과 프롬의 차이점은 홈커밍에선 파트너 없이 친구들끼리 춤추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면 프롬의 경우 대부분이 파트너와 함께 춤을 추었다. 나는  파트너 없이 친구들끼리 신나게 추다가 왔다 ㅎㅎ(사실 파트너와 추는 춤은 뭐랄까 별로 재미없어 보이는 춤이었다. 뭐, 본인들은 재미있었겠지만.)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나, 그 옆이 안드레아, 나츠미.>
 

 

 


<안드레아와 함께.>


 
마지막으로, 3월에 내가 참가했던 수학 대회 이야길 해보려고 한다. 3월 초에 Math Meeting이라는 대회가 있었는데, 같은 구역의 열두 학교 200여명이 우리 학교에 모여 치른 수학 경시대회였다. 작년 말에 수학 선생님으로부터 대표로 나가라는 권유를 받았다. 학교별로 대표팀(Varsity)와 준대표팀(Junior Varsity, 줄여서 JV)으로 나뉘어 치렀는데, 난 대표팀에 속했다. 우선 개인별로 스물네 문제를 풀고 그 뒤로 팀끼리 합동해서 열 문제를 풀었다. 우리 학교는 팀전에서 3등을 차지했고, 나는 덜컥 개인우승을 차지해버렸다! 물론 너무나 기뻤고 놀랐다. 사실 미국은 수학 문제가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니라 용어만 잘 알아둔다면 쉽게 풀 수 있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시니어들도 있는데 내가 정말 전체 우승까지 할 줄은 몰랐기에 정말 기뻤다. 다음날 학교에서 여러 사람한테 칭찬도 듣고, 지역신문에도 내 이름이 났다고 하니 나 스스로 참 자랑스러웠다. 
 


<우승 챔피언 메달과 상장>
 
 


<메달과 상장>

 
 
처음부터 12학년 시니어에 배정받았던 나는 여기 학교 졸업식이 5월 30일 마지막날이라  6월 초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다시 말하면 내가 이제 이곳에 있을 시간이 두 달도 채 안 남았다는 얘기다.  조금이라도 추억을 더 만들고 갈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 중이다. 이번 주 부활절 봄방학 때  교환학생 친구들 그리고 호스트 식구들과 함께 미네소타 주에 있는 Mall of America로 놀러가기로 했는데, 미국 최대 쇼핑몰이라 한다. 거기서 진짜 제대로(?!) 놀고 사진도 옴팡지게 찍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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