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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stories from Haniedu students  


제목8마일과 디트로이트
작성자김재관 등록일2003.08.03 03:46 조회수5,190
연초, 물론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떠나기 전, 친구들과 함께
극장엘 갔다가 영화시작하기전 8마일이란 예고편을 보면서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친구들은 에미넴이 직접 출연했다는등
에미넴이 가난하게 살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해줬었다.
물론 나도 에미넴에 대해 그렇게 잘 알진 않았지만 그 놈의 노래가
전부 욕으로 가득차 있다고, 미국 아이들한텐 인기가 굉장하다고,
이 영화 이후로 에미넴을 쓰레기 취급해오던 사람들도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런저런 이야기 때문에 '미국가서라도 그 영화를 봐야지'하는 생각
을 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내가 와 있는 곳이 바로 에미넴이 살았던 디트로이트이니,
이것 참 묘하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닌가.
영화의 8마일이란 이름은 바로 도로 이름인데, 디트로이트와 주변도시를
경계로 달리고 있다. 가끔 우리 호스트 아빠 사진작업을 도와주러
스튜디오에 가는 길에 보는 8마일은 항상 나를 씁쓸하게 만든다.

중학교 때 사회공부 열심히 한 사람들은 디트로이트란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으리라. 교과서에 나온대로 이 도시는 자동차 공업으로 유명하다.
20세기들어 자동차가 생산되기 시작하고 포드를 비롯한 여러 회사들이
디트로이트를 중심으로 세계로 뻗어나갔다. 아직도 다운타운엔 커다랗고
세련된 GM회사 건물이 있고,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도 이곳에 생산라인을
하나씩은 갖고 있다.
더군다나 20세기 초의 그런 큰 성공과 함께 디트로이트는 Paris of midwest라고
불리울 정도로 예술과 문화사업으로 또한 유명했었다.
Motor town에서 유래된 Motown이란 이름은 디트로이트의 대명사였고,
템테이션서부터 시작해서 마이클 잭슨까지 몇년씩 녹음작업을
했던 곳이 바로 디트로이트다.

그런 디트로이트에 살면서 왜 씁쓸하냐고 궁금해 할 것이다.
지금의 디트로이트는 가난하다. 그 당시의 세계를 이끌던
부호들이 살던 동네는 쓰레기가 뒹굴어 다닌다.
차 사고가 나서 경찰을 부르면 4시간 뒤에야 나타나는 게,
집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곳이 디트로이트이다.
솔직히 말하면, 1960년대를 시작으로 돈 있고 잘사는 백인들이
디트로이트를 떠나기 시작했다. 왜냐, 인종차별 때문이었다.
흑인들의 머릿수가 늘어나자 곳곳에선 흑인들의 자동차를 불지르거나
하는 일들이 생겨났고 하나둘씩 모두가 바깥도시로 떠나게 되었다.

지금 디트로이트의 인구는 아프리카 아메리카인이 90%가까이 차지한다.
당연히 돈 있고 잘사는 사람들은 모두 디트로이트를 떠났기 때문에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학교의 수준이나 복지시설은 말할 수 없이 처참하다.
낮은 수업참여도, 선생님들의 저조한 의욕, 수업시설 부족등등...
물론 내가 다니는 학교는 역사가 있어서인지 좋은 환경을 갖고 있지만
이런 이유로 인해 많은 학생들은 공립학교의 지원을 외치고 있다.
저번 4월중에 티비에서 한 콜린 파월씨와 학생들이 한 대담을 미국에 사는
많은 교환학생 친구들도 보았으리라. 이라크 전쟁다음으로 가장 많은
질문이 공립학교에 관한 질문들이었다.

처음엔 여기 사는 내 친구들이 너무 피해의식을 갖고 사는 것 아닌가라고
느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직접살며 모든 것을 접해본 이후론 그들의
생각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병원을 비롯한 의료시설, 극장,레스토랑을 비롯한 문화시설
등도 다 소비가 활발한 수요처를 찾아 밖으로 나갔으니 갈수록 환경이 열악해
지는 건 당연하다.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고 묻겠지만 그 사람들은
바깥도시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인종차별이 덜한 지금은 우리 호스트 가족같이 다운타운으로 이사를 다시와
이웃들과 잘 지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부자 동네 하면 아직도 모두들 바깥 도시를
이야기 한다. 나는 ,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 똑같이, 여기저기 존재하는
차별아닌 차별로 인한 문제점이 빨리 개선되길 바란다.
(사실 이 주제로 여름방학 때 다큐멘터리를 찍을 생각을 하였으나
허리가 안 좋아져서 계획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 글에선 내가 허리 다친 이야기랑 여름 방학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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