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청담어학원을 경영할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들이 영어 문법에 대해 부쩍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학원에도 방학 때 문법 특강반을 꼭 개설해 달라는 부탁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도대체 왜 ‘성문 종합영어 시대’로 되돌아온 듯한 ‘문법 공부 열풍’이 불게 됐는지 몇몇 엄마들과 상담을 하면서 그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유인 즉슨 바로 작문에 있었습니다. 

토플 테스트나 서술형 영어 시험 등으로 인해 롸이팅이 점점 중요해지면서 학원에서도 아이들에게 작문 과제를 많이 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영어 문장이나 에세이를 쓴 것을 직접 본 부모님들 중 적잖은 분들이 고민에 빠진 겁니다. “우리 아이는 문법 기초가 너무 약한 것 같아요. 예컨대 3인칭 단수 현재 때 동사에 s를 부치는 것과 명사 앞에 관사를 쓴다는 것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 문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직 감이 없는 듯 해요.” 그러니까 아이들의 작문 실력 부족의 원인을 엄마들은 문법에서 찾은 겁니다. 그래서 어떤 엄마들은 자기가 직접 가르치거나 아빠를 끌어들여 영문법 책을 진도떼기 식으로 아이에게 집에서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엄마는 “요즘 우리 집은 아이와 ‘문법 전쟁’ 중이에요.”라고 하더군요.

≪계속≫